이번 포스팅은 샌디에고 편입니다.
샌디에고(San Diego)로 가기 위해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으로 I5 고속도로를 타고 달립니다. 신나게 달리는 것도 잠시 곧 어마어마하게 막힌 도로를 보고 패닉에 빠지게 돼요. 미 국내선 예약시간에 맞춰 나왔는데 이럼 큰일인데요 ㅡ0ㅡa
사고라도 난 건지 평소 안 막히는 도로인데 막힌다고 친구가 얘기하길래 제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 친구야! 하면서 다그치려는 찰나 갑자기 HOV로 슝~ 달립니다.
HOV(High Occupancy Vehicle Lane)는 한국의 버스 전용차로 같은 다인 탑승 차량 우선 차로를 말해요. 보통 고속도로의 대도시 통과 구간에 설치되어 있고 HOV 2+ 는 2명 이상, HOV 3+면 3명 이상 이면 오케이라는 뜻이에요.
HOV로 슝~ 달리면서 친구가 '2명 이상이면 여기 이용할 수 있어' 그러길래 미국은 자동차 이용자가 많아서 두 명만 돼도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나 보다 하면서 '우왕~ 다행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말 나온 김에 미국의 고속도로를 설명해 드리면 주(State)들을 연결하는 도로라는 뜻의 Interstate를 써서 I5, I20 이런 식으로 표시하고, 우리나라처럼 끝이 홀수면 남북방향 도로고 짝수면 동서방향 도로입니다.
달랑 두 명이 탄 차였지만 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해서 꽉 막힌 도로를 유유히 통과해 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했어요.
그런데 저희 차량 빼고는 다들 꽉 막힌 도로에 서 있었던걸
생각해 보면 그 많은 차들이 다 나 홀로 차량이라는 얘기잖아요? 땅이 넓어서 차가 꼭 필요한 나라라 그런지 나 홀로 차량 비율이 상당히 높은듯해요.
또 놀러 올게라는 상투적인 인사말을 남기고 샌디에고행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미국 여행기 서문에 썼던 미 국내선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이용방법을 몰라서 잘못 내릴뻔한 사건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샌디에고 국제공항(San Diego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해요.
공항에 내려서 수속장을 나서자마자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는 게 시애틀과는 기온이 많이 다릅니다. 시애틀과 샌디에고는 미 서부의 북쪽 끝과 남쪽 끝이긴 한데 그렇다 하더라도 추운 겨울에서 갑자기 따뜻한 봄이라니 미국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을 해봐요.
MTS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보스턴의 근거지가 될 Aae Hostel에 도착합니다.
전 나 홀로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행 시에는 주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 등에서 현지인이나 여행객들과 교류를 하고 일정 중간중간에 호텔을 껴놓아서 휴식을 하는 방식으로 다니는 걸 좋아해요.
외국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는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한 가지가 달라요. 그건 바로 남녀가 분리된 방식이 아니라 혼성으로 숙소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스위스에서 숙박했을 때는 8인실이었는데 저 포함 남자가 둘이고 여자가 6명이었어요.
제가 숙박한 이곳 호스텔도 기본은 혼성이었지만 방이 모자라지 않으면 방 배정은 먼저 동성 위주로 해줍니다.
혼성 배정은 한국사람에게는 어색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되게 자연스럽게 행동해요. 샤워하고 타월 한 장만 앞에 가리고 돌아다닌다든가 속옷만 입고 잔다든가 그래서 처음 접할 땐 좀 당황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상대편이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하니까 이상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순수 한국인에게는 좀 어색어색한 상황들입니다. 이런 게 불편하신 분은 호텔을 이용하시는 게 좋으실 거예요.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의 장점은 전 세계에서 온 룸메이트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일 텐데 이게 제가 게하에 가는 주된 이유예요. 위아더월드~ 하면서 친구 먹고 여행 이후에도 SNS로 가끔씩 근황 얘기도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끼리 만나면 동갑일 확률이 적으니 친구보다는 형이나 동생 먹을 텐데 외국인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프랜드나 브로~ 요렇게 부르는 것도 잼나요. 심지어 제 브로 중에는 열 살 이상 차이나는 친구도 있어요.
이렇게 건물 구경이나 액티비티 말고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으니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USS Midway Museum과 National Salute to Bob Hope and the Military라는 긴 이름의 기념관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해요. 산타페(Santa Fe)역을 지나서 코로나도(Coronado) 섬 방향으로 걷다 보니 저 멀리 거대한 항공모함이 보이기 시작해요. 멀리 있지만 워낙 거체라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드웨이 박물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8일 만에 취역한 미드웨이는 전장 305m로 195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전함이었으며, 47년 동안 작전을 수행했고 그 기간 동안 베트남 전쟁 참전 및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기함으로 사용되었어요. 1992년에 퇴역해서 2004년 6월 7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USS 미드웨이 박물관으로 개장하였습니다.
미드웨이 항모 박물관(USS Midway Museum)은 밀리터리 매니아분들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우왕~ 할만한 게 엄청 커서 멋지기도 하고 항구에 정박해 놓아서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항공모함을 보는 것 같아서 더 근사합니다.
항모가 엄청 크기 때문에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주변에는 Aircraft Carrier Memorial 공원이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나 USS 미드웨이 항공모함과 관련된 동상들이 많이 있습니다.
Taffy 3 Memorial은 클리프턴 스프리그 소장이 지휘하는 제3함대와 쿠리타 타카오 소장이 지휘하는 일본군이 벌인 영웅적인 전투를 기념하는 비석이에요.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는 조각상은 1945년 8월 14일 맨하탄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인한 제2차 세계대전의 종료를 기념하는 행사 퍼레이드에서 수병과 키스하는 간호사를 Alfred Eisenstaedt라는 사진작가가 찍은 유명한 사진을 보신 적이 있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때 바로 옆에서 거의 비슷한 구도로 찍은 해군소속 사진사의 사진을 기초로 만든 조각상이에요.
서프라이즈에서도 방영되었었는데 진짜 상황이 아니라 모델을 써서 찍은 조작된 사진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이후에 당사자들이 나타나서 조작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참고로 수병과 간호사는 모르는 사이고 전쟁종료에 기뻐한 수병이 지나가는 간호사에게 키스를 했다고 하네요.
National Salute to Bob Hope and the Military는 미군에게 위문공연을 다닌 밥 호프라는 배우 겸 코미디언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해요. 밥 호프가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있고 주변에 많은 군인들이 서있는데 2차 대전의 병사, 베트남전의 병사, 그리고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미해군 등입니다.
항모 박물관을 구경하고 샌디에고 거리를 구경 다녀요.
산타페 역을 지나다가 역무원에게 내일 갈 역에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아요. 영화에서 본 캐릭터처럼 흥이 가득 차있고 엄청 친절한 분이어서 가지고 간 하회탈 키링을 감사의 표시로 드리면서 한국 전통 탈이라고 설명하니까 정말 좋아하면서 리액션을 확실하게 해 줍니다.
숙소 근처 발보아 파크(Balboa Park)에 들러서 잠시 쉬어요. 며칠 전 시애틀에서는 스노우보드를 탔는데 여기는 제법 푸릇푸릇한 게 봄 느낌이 납니다.
데이지로 보이는 꽃도 보여요.
뭔가 알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데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지네요.
근처 공원에서 봄꽃을 보며 힐링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밀린 빨래를 한 후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요.
다음 편에는 라호야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해 드릴게요. 다음 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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