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세한 여행기
Agra는 네팔과 인접한 주인 Uttar Pradesh주에 위치하고 수도인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약 1,8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거의 다 알만한 유명한 건축물인 Taj Mahal이 있는 곳이에요.
물론 타지마할 외에도 엄청 많은 유적들과 볼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인도하면 보통 떠올리는 건 타지마할이겠죠.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물과의 차이가 타지마할처럼 큰 건축물도 드물 텐데 생각보다 엄청 다릅니다. 우선 엄청 커요. 지붕 꼭대기에 독수리가 날아다니는데 무슨 산 정상에서 날아다니는 줄 알았어요. 물론 높이만 보자면 다른 랜드마크들도 높지만 타지마할은 몸빵도 돼서 실제 높이 보다 더 크게 느껴져서 웅장하다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건축물이에요. 거기에다 모니터가 아닌 눈으로 보면 대리석 질감과 아름다운 곡선 구조가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나중에 타지마할 얘기가 나오면 좀 더 자세히 묘사해 보기로 하고 너무 자세한 여행기를 시작해 볼게요.
아그라 공항에 내려서 먼저 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 HORTICULTURE BRANCH라는 긴 이름의 관공서를 찾아갔어요. 이곳은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문화재청 같은곳이라고 볼 수 있고 인도 유적들의 관리를 이곳에서 합니다.
이곳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찾아간 목적은 바로 타지마할 야간개장 때문이었어요. 코로나 직전즈음에는 매일 열도록 한다는 기사도 보긴 했는데 제가 여행했을 당시에는 테러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야간개장을 금지했었다가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 전후로 해서 3일간 400명에게만 개방하고 있었어요. 따라서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타지마할 야경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이때는 현지 예약 밖에 안 돼서 제발~ 하는 마음으로 달려갔어요. 건물이 큰 대로변에 위치했지만 인적은 드문 곳이었어요. 인도에서 최초로 제가 먼저 요청해서 정문 경비하는 분과 사진을 찍고 들어가니(인도에선 사진 찍자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 때문에 먼저 요청할 일이 드물어요) 매표소처럼 생긴 곳에 공무원 두 분이 앉아 있었어요.
친구가 가서 표를 끊는데 내일과 모레 두 번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안 된다고 거절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다시 한 번 부탁하니까 해주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나 소통이 제대로 안 된 건지 같은 날 두 번 입장하는 걸로 끊어줬어요 ㅎ. 입장료도 제법 비싼데 하루에 두 번이나 구경하게 생겼네요. 신청할 때 Reservation for Night Viewing of Taj Mahal 이라고 쓰여있는 양식을 작성하는데 별건 없고 이름과 성별 나이 방문날짜를 적어요. 그래도 다행히 야간입장권을 얻게 되어서 즐겁게 낮의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출발합니다(친구가 좋아해서 백사이트 포함 하루에 타지마할을 네 번이나 방문했어요).
여기도 인도의 다른 곳처럼 길에 온갖 동물들이 가득한데 특히 소가 많아요. 소들과 같이 걸어가면서 사진을 막 찍고 있는데 갑자기 소몰고 가시던 목동분이 저희에게 다가오더니 뭐라뭐라 하는 거예요. 들어보니 돈을 내랍니다. 놀라서 네? 돈을요? 그러니까 소를 촬영했으니 내야 한다네요. 돈 받는다는 어떤 표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아하니 어딘가의 목적지로 몰고 가는 중이었던 것 같은데 아주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요구하더라고요. 물론 거절하고 지나갔는데 이런 일들이 빈번하더라고요. 뭐 이제 슬슬 이런 것에 적응해서 그랬나 보다 하고 신경 쓰지 않고 타지마할을 향해 고고~했어요.
타지마할 북쪽은 Yamuna 강과 접해있고 나머지 동, 서, 남쪽에는 게이트가 있는데 저희는 남문으로 들어갔어요. 입장료는 이곳 역시 현지인(50루피)의 수십 배 가격인데 현재는 1,100루피(영묘 입장료 200루피 별도)라고 합니다.
타지마할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면 17세기 초 재위한 무굴제국의 5대 황제인 샤 자한이 17년 동안 14명의 자식을 낳고 자신의 15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전쟁터에서 숨을 거둔 뭄타즈 마할과의 생전 약속을 위해 22년 동안 만들었다고 합니다.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던 아름다운 묘지는 뭄타즈 마할("선택받은 궁전"이라는 뜻)이라고도 하는데 이 이름이 타지마할(마할의 왕관)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1632년경에 착공되었다고 하며 매년 20,000명이 넘는 노동자와 코끼리도 1,000마리 동원되었고 1643년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649년 모스크 성벽 통로 등 부속건물이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외벽에는 루비, 사파이어, 옥과 같은 보석들이 화려하게 장식되었으며 500kg 이상의 금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보석들은 약탈당해서 현재는 없다고 합니다. 타지마할이 축조된 22년 동안, 페르시아, 이탈리아, 프랑스등에서 기술자와 장인들을 초빙했고, 이웃한 미얀마는 물론이고 멀리 중국(명나라)과 오스만 제국, 이집트, 아라비아에서까지 온갖 건축자재가 수송되었다고 하며 현재 시세로 약 1조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 이로 인해 제국의 재정 상태가 어려워지고 백성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엔 말년에는 아들에 의해 폐위되어 아그라 요새탑에 갇히게 되었다고 하며 얼마 못 가서 사망하게 됩니다. 현재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어 있고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설명이 좀 길었는데 실제로 보게 되면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좌우대칭에 앞에 길게 놓여있는 연못에 비추는 반영이라든지 둥그런 지붕, 대리석 흰색 외벽 등 모든 게 다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입장할 때 대부분의 물건은 금지가 되고 삼각대 역시 안 돼서 카메라만 들고 들어 갈 수 있어요.
들어가는 입구인 정문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정가운데 포토존은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약간 옆에서 찍고 걸어가면서 중간중간 사진을 찍는데 현지인들이 찍어 달라거나 같이 찍자는 사람들이 많아요.
셀럽놀이 하면서 가다가 중간쯤에서 또 사진을 찍는데 현지인들 복장이 아니고 관리인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잔디정원 안에 서있다가 저희를 부르더니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서 있는 곳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곳인데 당당히 서있고 관리인 같은 복장이라 친절한 관리인이신가? 하면서 시키는 대로 타지마할 꼭지를 잡는다든가 하면서 여러 장 찍었어요. 그리고 다 찍고 나서 감사하다고 하니까 바로 팁을 요구하더군요. 그때서야 아 직원이 아니었구나 했지만 안 주기도 뭐해서 아주 조금 주었는데 뒷맛이 씁쓸했어요.
계속 정원을 걸어가다 보면 가끔 개가 보이는데 비쩍 말라서 불쌍하더라고요.
여기는 인도 같지 않게 아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고 냄새도 안 나더라고요. 정문에서 타지마할 까지는 400m 정도 되는데 곳곳이 포토존이라 신나게 찍다 보면 어느덧 타지마할 앞에 이르게 됩니다.
멀리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만 보다가 바로 앞에서 보니 정말 크더라고요. 찾아보니 78m 라고 하는데 그 이상의 웅장함이 느껴지고 돔 위쪽에 날아다니는 독수리들을 보면 아주 작게 보여서 더욱 커다랗게 느껴집니다. 워싱턴 기념탑이 두 배는 더 높은데도 느낌은 타지마할이 더 웅장하게 느껴져요. 어디서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건축물이 크기까지 하니까 정말 웅장하더라고요.
기단에 오르는 입구는 외국인과 현지인용 두 개로 나눠지니까 외국인쪽인 왼쪽으로 들어가야 하고 덧신을 주면 신발에 씌우면 됩니다. 현지인줄은 긴데 외국인 줄은 짧아서 좀 편하긴 하더라고요. 현지인은 신발을 입구에 쌓아 놓는데 비해 외국인은 덧신을 주는 것도 좋고요.
기단에 오르면 모스크와 뒤쪽 야무르강 방면도 볼 수 있고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데 강 중간중간에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어요. 그건 시체를 화장하는 연기인데 왕비의 화려한 무덤인 타지마할과 대비되어서 잠깐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기단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는데 시간이 제법 많이 흐릅니다. 덥기도 덥고요.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현지인이 사진을 찍자고 합니다. 그래서 찍어 주는데 갑자기 줄이 생기길래 응? 뭐지? 했는데 저와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었어요. 이곳에서는 외국인이기만 하면은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셀럽이 되는 기분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ㅎ.
팬 분들에게 사진 좀 찍어주고 나와서 다음 목적지인 타지마할 뒤쪽 일명 백사이트라고 불리는 곳에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어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나중에 다시 이어서 적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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