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트라토스피어 호텔을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이 호텔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1996년 오픈한 대형 카지노 리조트입니다. 2003년 증축을 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호텔이에요(그래서 숙박비가 가장 저렴한 건 안 비밀!). Stratosphere(성층권, 꼭대기, 천정)라는 이름처럼 호텔에는 미 서부권에서 제일 높은 1,149ft(350m) 109층 높이의 Stratosphere Tower가 있어요. 2020년에는 호텔 이름을 Strat으로 개명하였습니다.
이 호텔의 강점은 레스토랑과 놀이기구입니다.
먼저 레스토랑을 소개해드리면 전망대 아래층에 위치해서 라스베가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뷰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구리타워처럼 80분마다 한 바퀴 회전을 해요.
이 레스토랑은 라스베가스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하나로 10여 년간 라스베가스의 각종 평가에서 라스베가스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가성비도 좋은 곳이에요.
레스토랑도 좋지만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곳은 여기가 아니라 스카이 점프를 비롯한 놀이기구 3종 세트예요.
제가 여행했을 당시나 지금도 TV 해외소개 프로그램, 무한도전, 상상원정대 등 여러 곳에 소개되고 있는 핫한 곳이에요. 그래서 저도 미국에 가게 되면 꼭 타봐야지 했었는데 2002 월드컵 표어 '꿈은 이루어진다!' 처럼 결국 꿈을 이뤘습니다. 이 놀이기구들은 2024년 현재에도 세계에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순위 5위 안에 들어간다고 합니다(근데 이런 건 누가 평가 하는 거지?).
3종의 놀이기구는 타워 꼭대기에서 160ft(49m) 높이로 솟구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Big Shot, 타워의 바깥 900ft(274m) 위의 허공을 회전하는 Insanity, 109층의 높이에서 놀이기구가 타워의 밖으로 떨어져 내리는듯한 X-Scream입니다.
이 3종의 놀이기구 외에 기네스북에 오른 855ft(261m) 높이에서 자유낙하를 하는 Sky Jump가 있습니다.
호텔 설명은 이쯤에서 마치고 여행기를 시작해 볼게요.
스트라토스피어 호텔(Stratosphere Hotel)은 라스베가스의 북쪽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져 있어 걸어서 가기는 그래서 모노레일을 타고 가기로 합니다.
숙소 옆의 하라스(Harrah's & The LINQ) 역에서 타서 종점인 웨스트 게이트(West Gate) 역에서 내리면 되기 때문에 하라스역으로 슬슬 걸어갔어요.
라스베가스(Las Vegas) 남부는 휘황찬란한데 반해 이쪽은 아직 휑합니다.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도 많고요. 그런데 이곳에 현재 세계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피어(Sphere)가 들어설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2023년 9월에 개장한 18,600석 규모의 이 공연장은 16K 해상도의 랩어라운드 내부 LED 스크린, 빔포밍 및 파면 합성 기술이 적용된 스피커, 4D 효과가 있는 몰입형 비디오 및 오디오를 갖추고 있고 스피어의 외관은 54,000 평방미터의 LED 디스플레이로 덮여 있어요. 스피어는 거대한 구 형태로 되어 있으며 높이는 112m, 폭은 157m로 엄청납니다. 스피어 건설 비용은 23억 달러로 라스베이거스에 건설된 엔터테인먼트 공연장 중 단연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해요. 자세한 내용은 스피어 홈페이지에서 더 구경해보시면 될 듯해요. 이걸로 제가 라스베가스에 다시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웨스트 게이트(West Gate) 역에서 내려서 스트라토스피어 호텔을 찾는 건 매우 쉬운 일입니다. 미 록키산맥 서부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 우리나라 롯데타워처럼 어디서든 보이거든요.
타워를 향해 걷다가 보난자 기프트 샵(Bonanza Gift Shop)이 보여서 들어가 봅니다. 여긴 기념품이나 술, 잡화 등을 파는데 딱히 사려는 건 아니고 윈도쇼핑이나 하려고 들어 간 거라 조금 보고 나왔어요.
건물 바로 두 블록 뒤가 호텔인데 가까이서는 전체가 한 화면에 안 담기기 때문에 이쯤에서 찍어봅니다. 찍고 보니 하늘이 정말 파랗네요. 이즈음에는 중국발 황사나 미세먼지가 극성일 때라 우리나라에서 파란 하늘 보기가 어려울 시기여서 파란 하늘만으로도 사진을 되게 잘 찍은 기분이 들었어요.
밑에서 타워를 보니 뒤쪽에 위치한 Insanity 외에 Big Shot, X-Cream 그리고 Sky Jump가 보이는데 우와~ 높이가 까마득한 게 스릴 좀 있겠어요.
타워 왼쪽의 출입구로 들어가면 타워입장료와 놀이기구 3종 세트의 가격표가 있는데 하나만 탈건 아니고 다 경험해 볼 계획이라 입장료+3종 세트를 사기로 해요. 그런데 차 살 때 옵션을 고르는 것처럼 3달러만 더 내면 종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무제한권에 자꾸 눈이 갑니다. 결국 마음의 소리(어머 이건 사야 해!)를 이기지 못하고 종일권을 구매했는데 막상 한 번씩 밖에는 못 탔어요(3달러는 팁일세 넣어두게).
자 그럼 초고속 E/V를 타고 전망대로 가볼까요?
Strat 전망대에 오르니 라스베가스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데 높긴 엄청 높네요.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전망대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돌다 보면 X-Cream이 타워 바깥으로 떨어질 것처럼 튕겨나가다가 끽! 급정거를 하는 걸 눈앞에서 보게 돼요.
밑에서 보니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게 더 실감 납니다.
조금 더 가면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들이 보여요.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서 구경하다가 겁나서 못 뛰면 웃고 슝~ 뛰면 환호를 해주고 있습니다.
한 바퀴 돌면서 전망을 구경했으니 이제 그 유명한 놀이기구를 타러 가기로 해요.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해볼까요?
고대하고 고대했던 X-Cream을 먼저 타러 갑니다.
다른 것보다 대기줄이 별로 없는 게 제일 맘에 드네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고 하지만 여긴 아니었어요. 먹다가 배 터지겠던데요? 제피셜 한국의 T-익스프레스가 5, 바이킹이 3이면 이 녀석은 9정도 되는 느낌입니다(10점 만점에 높을수록 무서운 것).
T-익스프레스는 솔직히 하나도 안 무섭고 대기줄 짧을 때는 몇 번씩 연달아 타는 야수의 심장을 가진 남자인데 이건 뭐랄까 짧고 굵게 무서운 느낌? 뭐 그래요. 레일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앞쪽이 내려가면 레일 위에 탈것이 타워 바깥으로 순간적으로 슝~ 하고 떨어지는데 멈추지 않고 탈선해서 밖으로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X-Cream에 만족하고 이번엔 Insanity를 타러 가요.
이건 좀 길게 태워주는데 기계팔이 의자를 타워 바깥으로 옮겨서 원심분리기처럼 뱅뱅 돌려요. 그럼 기계 손가락? 이 펴지면서 의자가 아래쪽을 보게 되어 공포심을 유발하는 방식이에요.
이건 제피셜 8점입니다. 아마 X-Cream처럼 갑자기 덜컹하는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번엔 3종 세트 마지막인 Big Shot입니다.
Big Shot은 타워의 꼭대기 첨탑 같은 곳에 있는데 세계 최고 높이 놀이기구였다가 현재는 2등으로 밀려났고 방식은 자이로드롭과 비슷해요. 자이로 드롭은 내려올 때 -G 똿! 인데 얘는 올라갈 때 4G까지 가속해서 똿! 하는 게 차이점이에요. 얜 제피셜 6.5점 주겠습니다. 야수의 심장을 가진 '겁두상실파 15세손' 나 '중2병' 에게는 너무 약해요.
놀이기구 3종 세트 사범들을 도장깨기 해주고 마지막 Sky Jump 관장을 나오라고 소리칩니다.
Sky Jump는 번지점프(Bungee Jump)와 비슷한데 감속장치가 있어서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번지점프와는 조금 달라요.
Sky Jump는 기본형이 있고 고프로 촬영 옵션이나 인증서 발행 옵션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요.
2024년 현재 기준 기본형 $149, 사진 및 인증서 $164, 영상 USB 제공 $184고 주말엔 $20 추가예요.
풀패키지로 선택하고 타기 전에 먼저 점프복을 입어야 해서 사무실로 갑니다. 사무실은 이미 점프를 마친 사람들의 영상과 인증서를 제작하느라 바쁘네요.
옷을 갈아입고 Sky Jump를 하기 위해 대기줄에 서있는데 제 앞에 여성분 한 명이 더 대기 중이었어요. 점프대에 있던 사람들이 다 뛰고 나니 스텝분이 점프대에서 나와서 저한테 다음차례는 누구냐고 하길래 별생각 없이 앞의 여성분을 가리키며 저분이라고 했더니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빵 터졌어요.
엥? 왜 웃지? 하다가 생각해 보니 제가 뛰기 무서워서 레이디퍼스트를 외친 걸로 생각한듯해요.
전 그냥 제 차례가 아니라 그런 건데 여자를 앞세우는 겁쟁이가 되었어요 뿌에엥~ '야수의 심장을 가진 남자' 나 '중2병'을 겁쟁이로 만들다니욧! 사실 이때까지는 건물 안이라 뛰는 게 실감되질 않아서 무섭지도 않았었는데요 ㅎ.
앞에 여성분이 뛰고나서 제 차례가 두둥! 왔습니다.
주의사항을 듣고 등에 줄을 건 다음 점프대로 나갑니다. 스텝분이 고프로 촬영지시도 하고 같이 인증서 사진도 찍고 밥도 묵고 사우나도 하고 내가 느그 서장이랑.. 아 이게 아니지.. 사진을 찍고 그럴 때까지 전 뒤에 건 줄이 뛸 때 거는 로프인 줄 알고 별생각 없었는데 뒤돌려 세우더니 얇은 임시 안전로프를 빼고 굵은 로프를 다시 거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뒤에 건 로프를 믿고 희희낙락했던 순간이 떠올라 식은땀이 났습니다. 임시로프를 걸고 있는 상태에서 지시사항을 잘 못 알아듣고 뛰어내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어요.
이때부터 두근두근 했는데 스텝분이 바로 점프대 끝에 세웁니다. 양손으로 난간을 잡고 밑을 쳐다보는데 이때쯤에서야 뛰는 게 실감이 확 나면서 겁이 나더라고요.
몇 초간의 짧은 순간이었겠지만 전 엄청 길게 느껴졌고 제 안의 흑염룡이 진정되면서 중2병이 치료되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갑자기 스텝분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잘못했어요 엉엉~ 안 그럴게요~ 빌고 싶어 졌지만 주변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또 빵 터질 것 같아서 마음을 다잡고 뛰기로 합니다.
바로 스텝분의 점프 카운트가 시작되는데! 이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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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제 이름) Three~ (아니) Two~ (저기) One~ (잠싯!) Go!
전 먼저 간 반려견이 저승에서 마중 나온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반사적으로 뛰었어요...
네.. 저 살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Sky Jump는 제피셜 10점입니다. 만약 뛰기 직전 그 느낌이 지속 됐다면 만점에 가점을 더해 12점을 줬겠지만 무서운 건 뛰기 전 십여 초 정도가 다였고 뛰는 순간 오히려 무서움이 사라 집니다. 거기에 뛰고 나서 얼마 안 있어서 낙하속도를 줄여주기 때문에 다시 제 안의 흑염룡이 날뛰거든요. Strat Tower의 Sky Jump는 감속장치가 있어서 제법 길게 하강하기 때문에 영상도 좀 건질 수 있어요.
만약 본인이 이런 놀이기구를 즐기는 편이다 하시면 여기 Strat Tower 삼종세트와 Sky Jump를 경험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즐거운 추억에 더해서 번지점프 인증서와 동영상 CD(이때는 CD)를 챙기고 Strat Hotel에 이별을 고합니다.
이번 글은 이쯤에서 자르고 다음 편에 이어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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