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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필리핀 보홀 여행기 7 최종 by life in the forest 2024. 7. 27.

#너무 자세한 여행기

 

 

먼저 이번 최종화는 개인적인 내용이 많은 편이라 여행정보만을 원하면 가볍게 패스하셔도 좋다는 걸 알려 드려요.


저녁을 먹으러 Pyramid beach resort의 해변 레스토랑으로 가기 전에 숙소 비치바에서 칵테일을 한잔 하고, 오늘이 생일인 일행의 이벤트용 홀케익을 수령하러 딴사람을 보내고 전 방에서 환전한 돈을 챙겼어요.

마시고

 

마셔요

 

프라이빗 비치라지만 아무나 들어 올 수 있어요

 

알로나비치 석양

 

생일인 커플을 먼저 보내고 케익을 챙겨서 뒤따라 가는데 케익상자가 부실해서 불안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신줏단지 모시듯 안고서 힘들게 들고 갔습니다. 가는 동안 주변 현지분들이 계속 해피버스데이 외쳐 주시더라고요(쓰앵님들 죄송한데 서프라이즈 이벤트라 들키면 안 돼욧 ㅋ). 어떤 사람은 이 호텔 케익 유명하다고 하면서 엄지척 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피라미드 비치 리조트 레스토랑 근처에 도착해서 작전대로 생일자를 입구에 등지게 앉혔는지 확인차 SCV를 먼저 정찰 보내서 이상 없음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임무 완수 후 돌아온 SCV가 케익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려는데 잘 안 되니까 숨어있던 곳 옆 가게의 종업원이 우리를 보고 있었는지 라이터를 가져와서 붙여줬어요. 이제 서프라이즈~ 하려고 케익을 들고 들어가는데 또 주변에서 계속 해피버스데이를 외쳐서 들키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네요. 다행히 음악소리가 컸고 같이 있던 일행이 계속 말을 걸어서 주의를 끌어 안 들켰어요. 결국 계획대로 케익 이벤트를 성공하고 일행이 즐거워하는 걸 보니까 같이 기분이 좋아집니다(내가 해냄!). 한 가지 아쉬운 실수는 노래 끝나고 초를 불기 전에 일행이 선풍기를 켜서 초가 꺼지는 바람에 급하게 다시 붙인 점일까요(애는 착혀). 1차 자체 노래 끝내고 제가 카운터에 생일노래를 다시 부탁해서 노래를 두 번 부르고 이벤트를 마쳤어요. 어렵게 진행된 이벤트라 성공하니 기분이 매우 업 됐습니다. 중간에 도마뱀도 서프라이즈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천정에서 똿! 하고 떨어져서(중구가 시키드나 ㅡㅡ^) 난리도 나고 참 기억에 남는 이벤트였네요.

 

이벤트를 마치고 상자를 열었는데 케익의 광이 반짝반짝 엄청 나서 다들 놀랐어요. 인터넷에서 본 '광을 끝내주게 내서 문이 거울 같은 차' 느낌? 하지만 느무느무 달아서 겨우 한 조각씩도 못 먹고 다들 남겼습니다. 그냥 이쁜 걸로 맛은 퉁치는걸로요.

마이 아이즈! 마이 아이즈!

 

피라미드 리조트 레스토랑 음식 괜찮아요

 

나의 달콤함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용사여?!

 

이차로 술을 마시러 알로나비다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이동하다가 본 현지인 모녀가 팔던 길거리 자판의 진주 목걸이를 생일자가 사고 싶어 했어요. 진짜 진주라는데 알 수는 없고, 가격은 한국에서 8만원 정도 하는데 여기서는 900페소 (2만원 정도)를 불렀는데 생일자가 400으로 잘못 알아듣고 300을 딜하니까 다른 데 가라고 딱 자르네요. 그래서 제가 800으로 1차 딜을 하고 2차 딜을 술기운에 애교와 함께 700으로 넣었는데 옆에 딸처럼 보이는 언니가 빵 터졌어요. 700은 원가 이하라 안 된다고 해서 750으로 최종 딜해서 진주목걸이도 겟! 했어요(내가 또 해냄!).

해변에 놓인 테이블에서 마시면 취하지도 않아요

 

보홀은 해산물이죠

 

글쓴이가 이 불쇼를 높이 평가합니다

 

 

 

바닷가 쪽 테이블에서 거하게 마시고 삘 받아서 클럽에 가기로 했는데 가니까 아쉽게도 셔터를 내렸어요.

 

 

그래서 숙소로 돌아가는데 클럽앞에 있던 언니 둘이 해피버스데이~ 하길래 땡큐~하고 계속 걸어갔는데 남자들 둘만 가는 줄 알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오빵~ 그러면서 따라와서 좀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폴에서도 동성인 현지인분이 따라와서 어디 호텔이냐고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제가 동성에게 어필하는 유형일까요? 전 이성이 좋은데 말이죠 ㅎ. 결국 탄두아이 라는 현지술을 사서 방에서 마셨는데 다들 별로라고 해서 다른 술을 마시다가 새벽에 자리를 파하고 떡실신해서 잠들었어요.

밤이 더 좋은 알로나비치

 

이술은 해로운 술이다!


쪼리 때문에 발에 상처가 나서 일어나자마자 호텔에서 밴드를 구입했는데 호텔이라 그런지 작은 거 하나가 5페소나 했어요. 근처 마트에서는 큰 거 1개가 4페소인데요. 밴드를 붙이고 놀아야 안 쓰라리겠죠.

바로 이맛 아닙니꽈!

 

풀 vs 바다 색감 대결

 

11시에 Happyfoot 마사지샵에 방문했는데 큰 방에 십여 명 정도가 마사지를 받고 있었어요. 그중에 저만 남자 마사지사였는데 힘이 좀 있으셔서 발에 각질을 싹 제거해 줘서 애기발이 됐습니다. 제 발에 각질이 많았는지 바닥에 수북하게 쌓이길래 사진을 찍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일행이 보여 달라고 하길래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용사여! 라고 사전경고를 하고 보여줬거든요? 근데 보자마자 꺅! 더러워! 그러는 거예요. 아니 내가 보라고 등 떠밀었냐고?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욧! ㅎ. 저처럼 굳은살이 많은 사람은 각질이 많이 나올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아요.

 

 

마사지 시간은 각질제거가 오래 걸렸고 마사지 자체는 삼십 분 정도 걸린듯합니다. 가격은 4인 6,100페소를 지불했어요. 일행들의 이용후기는 각질제거는 괜찮고 마사지는 별로라고 평했어요. 그리고 후일담인데 각질을 싹 제거하고 애기발처럼 뽀송뽀송 해진건 좋았지만 일주일도 안 가서 굳은살이 돌아오고 심지어 갈라짐 현상도 생겨서 아팠습니다. 저 말고 다른 사람도 그랬다고 했어요. 로션으로 잘 관리해 줘도 소용없었습니다.

해피풋 입구

 

해피풋 내부

 

먼저 거품족욕을 해요

 

따뜻한 수건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 줍니다

 

마사지를 끝내고 Wonderland 라는 태국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데 옆에 단체석 테이블에 있던 현지인 가족 같아 보이는 십여명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귀에서 이명이 들릴 정도였어요. 얼마 안 있어서 우리가 딱히 어필하지도 않았는데 종업원분이 오더니 "자리를 바꿔줄까요?"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차려놓은 게 많은데 중간에 옮기기도 그래서 괜찮다고 하고 먹었어요. 씨푸드볶음밥은 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가서 맛있었고 얌운센은 당면 샐러드인데 이것도 괜찮았어요. 팟타이는 새콤달콤한 쌀국수요리로 맛이 강했고 본메뉴인 뿟뽕팡커리는 아쉽게도 국물이 거의 없고 게살을 파내서 여기저기 흐트러트린 스타일로 맛이 애매한 게 한국에서 먹은 게 차라리 나은듯했어요. 가격은 음료포함 5,480페소 나왔습니다.

코코넛 맛있어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씨푸드 볶음밥, 얌운센, 팟타이 순

 

뿟뽕팟커리는 좀 아쉬웠어요

 

식사를 마치고 풀바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쉬다가 호텔에 딸린 프라이빗 비치에서 수영을 하는데 썰물 때라 너무 얕고 드문드문 성게가 있어서 위험했어요. 그리고 프라이빗이라고 하지만 외부인 누구든 들어올 수 있게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여기는 처음엔 마사지 호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귀찮은데 몇 번 거절하면서 얼굴을 익히게 되면 좀 덜해요. 바다는 모래가 떠 다녀서 좀 탁하고 바닥에는 십여 센티미터 정도 되는 해초가 가득 깔려있어요. 가끔씩 깊게 파인 웅덩이에는 산호가 있고 고기들이 서식해서 밀물 때는 수영하기 좋을 듯했습니다. 이때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해파리는 없었고요. 수영하다가 작은 쏠종개처럼 생긴 검은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고기떼를 발견했는데 되게 많더라고요. 재밌어서 그 자리에서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그 외엔 수초가 너무 많아서 바닥을 보기가 힘든 해변이었습니다.

 

 

프라이빗 비치 수중영상

 

 

 

수영 후에 해변에 앉아서 별을 보는데 리조트 배경불빛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장면처럼 엄청 반짝거립니다. 그리고 별이 머리 위에 있는 느낌이 아니라 앞쪽에 있는 느낌이라 영화관 같아서 더 신비했어요. 최근에는 디카를 안 가지고 다녀서 장노출로 제대로 찍지 못한 게 좀 아쉽더군요. 폰은 같은 장노출로 찍어도 결과물에 한계가 있었어요.

알로나비치의 석양

 

거리에 전등이 켜지면 분위기가 살아나요

 

밤이 깊어질수록 분위기는 더욱 더 살아납니다

 

별이 정면에 보이니까 영화속의 한 장면 같았어요

 

저녁은 Valmores 라는 꼬치집에 갔는데 연기가 자욱하고 고소한 냄새가 엄청났습니다. 옆 가게는 노래방이라 현지인들이 노래를 불러 분위기를 띄워줘서 맥주에 꼬치를 더욱 맛나게 먹었어요. 처음엔 강아지가 얻어먹으려고 서성였는데 동네 일진 고양이에게 쫓겨가고 대신 자리를 차지한 고양이가 달라고 엄청 눈치를 줍니다. 양념된 거라 건강에 안 좋기 때문에 못 주고 계속 눈빛공격을 받으면서 먹었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먹방으로 마감하고 일정을 마치게 되네요.

골라서 담으면 돼요

 

시원한 맥주에 꼬치는 환상적이었어요

 

맥주포함 1,495페소에 먹었어요

 

먼저 자리를 잡았는데

 

얘네들한테 쫓겨났어요

 

눈빛공격!


오늘은 출국일이라 짐을 싸면서 샤워기필터를 뺐는데 필터색이 완전 누렇게 변했어요. 사실 색은 하루만 지나도 누래지는데 물이 문제인지 수도관이 문제인지, 아님 둘 다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보홀 올 때는 꼭 수도필터를 챙기는 걸 추천합니다.

하루정도면 이렇게 돼요

 

새필터를 가져온건데 이렇게 됐어요

 

짐을 챙기고 이제 슬슬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보홀공항은 식사가 안 되기 때문에 졸리비에서 햄버거를 포장한 후 클룩에서 예약한 밴을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어요. 십분 정도 걸려서 보홀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는데 제주항공 카운터에 근무하는 로컬 스튜어디스가 부채질하다가 눈 마주치니까 천장에 에어컨이 없어서 덥다고 하십니다. 보니까 천정에 에어컨이 몇 개만 보이는 게 근무환경이 열악하더라고요. 반면에 출국장은 서늘하니까 긴 옷도 준비하는 게 좋아요. 두 번의 수화물검사를 마치고 공항세로 인당 560페소를 따로 내고 출발대기장으로 이동해서 출국합니다. 그래서 미리 공항세를 현금으로 따로 빼놔야 해요. 꼭 페소!로 현금!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간단한 카페나 기념품점 하고 화장실만 있기 때문에 보통 햄버거 같은 걸 사가니 참고하시고요. 

 

이렇게 이번 여행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자세한 여행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해외여행기는 좀 쉬었다가 다른 여행기로 다시 돌아올게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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