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세한 여행기
고래상어투어를 끝내고 SUV를 타고 알로나비치리조트 근처의 Emman port 로 돌아와서 이곳 전통배인 방카를 타고 Balicasag 섬으로 가는데 모터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귀마개용 휴지를 줍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해 와서 일회용 귀마개나 수영용 귀마개를 꼈는데도 엄청 시끄럽더라고요.
30분 정도 걸려서 발리카삭에 도착하면 점심을 제공하는데 기다리는 동안 해변뷰가 정말 좋아서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게 돼요.
점심은 한국 라면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새우 및 닭고기, 생선, 소세지, 알 수 없는 꼬치, 망고 등이 나오는데 하루종일 수영을 하는 일정이라 배고파서 흡입하게 되더라고요.
섬에는 개가 엄청 많아서 식당에도 터를 잡고 있는데 음식 남는 걸 주니까 막 몰려듭니다.
식사를 마치고 또 신나게 사진을 찍다 보니 스노클링 타임이 되었어요. 1차로 식당 바로 앞쪽 물고기 포인트로 가서 빵을 주고 먹으려고 모여드는 물고기를 구경하는데 여기는 물이 릴라 쪽보다는 깨끗하기 때문에 깊은 곳까지 잘 보여서 물속에 빛기둥이 만들어집니다. 수심이 깊은 곳으로 길게 뻗어 내려가는 빛기둥을 보고 있으면 하늘에 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공간으로 가는 입구 같기도 하고 해서 기분이 묘해집니다.
2차 스노클링은 몇백 미터 떨어진 거북이 포인트로 갔는데 여기가 훨씬 좋았어요. 물도 더 깨끗했고 거북이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샷은 여기서 얻을 수 있는데 거북이들이 포즈도 잘 잡아줬고 어떤 구도로 찍어야 멋있게 나오는지 가이드분들이 잘 알기 때문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비비씨 채널에서 본 것 같은 장면이 사진으로 담겨지더라고요. 제 고프로로 찍은 것과 확실히 영상미가 달랐습니다. 가이드분들이 숨이 길어서 그런지 바닥까지 내려가서 밑에서 찍어 주고 입으로 에어링을 쏴서 찍어 주기도 하는 등 열심히 찍어 줍니다(숨 긴 거 부럽).
그런데 주의할 점은 바로 근처인 물고기 포인트에도 없는 해파리가 이 포인트에는 많은데, 거북이를 따라다니면 해파리를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이미 얘기했듯이 래시가드나 긴팔 및 긴바지를 꼭 입어야 합니다. 거북이가 이 해파리를 먹고 다니기 때문에 거북이 있는 곳에는 해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행들 대부분이 해파리에 쏘였고 저도 다리 쪽에 쏘였는지 살짝 쓰렸는데 래시가드라 다행히 큰 상처나 고통은 없었어요.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거북이가 아주 맛나게 한입에 쏙쏙 해파리를 먹는데 따라다니면서 구경하면 정말 재밌습니다. 먹기 직전에는 눈을 감는데 촉수 때문인 듯 하지만 어떻게 보면 맛있는 해파리 젤리를 먹으면서 맛을 음미하는 듯도 해요 ㅎ. 어떤 거북이는 빨판상어 같은 게 붙어서 따라다니고 거북이마다 얼굴이 조금씩 달라서 구분도 되고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수심이 엄청 깊은 곳에 가기도 하는데 주의해야 해요.
그리고 거북이도 사람들을 많이 봤는지 신경을 안 쓰는데 가끔 너무 다가가면 슉하고 멀리 도망을 갑니다. 팁을 좀 드리자면 거북이 바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 앞에서 해파리를 다 잡아먹기 때문에 무서운 촉수에서 안전한 편이에요. 그리고 가이드분들이 따라다녀서 안전한 편이긴 한데 인원이 많기 때문에 수영을 좀 한다 싶어 보이면 놔두고 초보를 따라다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바다로 나가지 않도록 중간중간 위치를 체크하면서 수영해야 해요. 수영에 자신이 없다면 구명조끼를 입고 다니면 되고 거북이하고 같이 잠수해서 수영하고 싶다면 스노클 장비만 착용하면 되는데 장시간 수영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체력이 빠져서 쥐가 나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restube 라는 순간팽창식 구명튜브를 갖고 다니는데 평소에는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백으로 팔이나 허리에 차고 있다가 위급시에 레버를 당기면 부풀어서 구명튜브가 되는 거예요. 아직까지 쓸 일은 없었지만 차고 다니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다만 입출국수속 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에 기내반입안내서를 캡처해서 다니는데 아직까지 뭐라고 한 적은 없었어요.
한국 중개업체인 보홀로드 사장님이 가이드분에게 롱타임이라고 얘기하면 좀 더 스노클링을 할 수 있게 해 줄 거라고 얘기했지만 일행들이 긴 수영으로 피곤해해서 제시간에 그만뒀어요. 전 이런 액티비티를 정말 좋아해서 롱타임 못한 게 아쉽더라고요. 돌아오다가 Virgin Island에 15분간 짧게 들렀는데 섬은 작고 긴 형태의 모래톱이었고 한쪽에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것 같은 큰 나무표지판을 만들어 놓아서 포토존으로 해놨어요. 여기도 사진이 정말 이쁘게 나오는데 하얀 모래와 새파란 하늘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섬 등이 어우러져서 잘 찍으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 거예요. 중간에 관광헬기도 낮게 특수기동을 하면서 쇼를 보여줬는데 아마 헬기 탑승자들 재밌으라고 한듯해요. 덕분에 보는 우리도 재밌었습니다.
16시쯤에 투어 일정을 다 끝내고 숙소로 데려다줍니다. 일찍부터 나가서 하루종일 수영을 했기 때문에 제법 피로가 쌓여서 숙소에서 약간 쉬었어요.
저녁을 먹기 위해 Ubeco로 가려고 툭툭이 기사분과 흥정을 했는데 200페소를 불러서 제가 150으로 흥정했어요. 그런데 식당에 도착해서 500페소를 건네니까 잔돈이 없다며 근처 툭툭이 기사분에게 바꾸어서 370페소를 거슬러 주셨어요. 저도 자세히 안 보고 받았는데 식당에서 보니 20페소를 더 받았길래 돌려주려고 다시 나갔는데 잠깐사이에 사라지셨어요. 보통은 더 주는 경우가 많은데 받는 경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코코망고 커리와 새우튀김을 시켰는데 가격은 이곳 기준으로는 좀 됐지만 대신 맛은 있었어요. 제가 혼자 여행 다닐 때는 맛집을 잘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일행들이 미리 맛집들을 예약해서 잘 먹고 다녔네요.
보홀에서 먹었던 것 중에는 주로 해산물이 괜찮았어요. 망고나 망고 아이스크림도 괜찮았고요. 돌아올 때도 툭툭이를 150페소에 타고 왔는데 이 툭툭이는 오토바이 옆에 1.5인분 자리가 있는 구조라 많이 불편했어요. 툭툭이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개조를 조금씩 다르게 해서 어떤 건 편하고 어떤 건 불편하고 그래요. 탈진해서 식사하러 못 갔던 일행이 회복되어 Jollibee 근처에 있는 Alona Zen Spa에서 다시 합류해서 건식 마사지를 같이 받았어요. 일행 중에 마사지 러버가 있어서 여행 가면 최소 한 번 이상은 꼭 마사지를 받는데 전 평소에 안 받아서 그런지 항상 아프더라고요. 중국에서는 마사지받고 목을 며칠이나 못쓴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전 살살해달라고 요청하고 마사지를 받다가 잠들었는데 깨워서 일어나 보니 1시간 반이 슉 지나서 이미 끝나 있었어요. 평소면 아파서 못 잤을 텐데 피로가 심해서 잠들었나 봐요.
개운한 기분으로 바로 옆에 있는 Halomango에 가서 망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근처 해안길 야경을 구경하면서 숙소로 걸어와서 실신해서 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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