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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필리핀 보홀 여행기 6 로복강 크루즈 by life in the forest 2024. 7. 26.

#너무 자세한 여행기

 

 

5km 정도 이동하니 Roboc강 선착장이 나오고 맞은편에는 Parroquia de San Pedro Apóstol 성당이 보이네요. 기사님이 선착장으로 들어가래서 들어가니까 매표소 같은 곳에서 드라이버 넘버 달라고 하길래 혹시나 해서 차 번호판 찍은 거 보여줬는데 아니라고 해서 입구컷 당하고 기사님을 찾으러 다시 나갔어요. 다행히 입구에서 기사님을 만나서 같이 갔는데 문 열자마자 있는 곳에서 번호표 같은 걸 뽑고 그걸 매표소에 제출해야만 들여보내주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기사님은 그냥 들어가라고 그런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기사님이 친절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아마 처음에 옵션 관광 얘기 할 때 거절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음모론일까요 ^^;). 여정 중에 친절한 느낌을 받은 건 마지막에 팁 드렸을 때뿐이었어요. 친절했다면 더 드렸을 거고 불친절했다면 안 드렸을 텐데 경계를 애매하게 들락거려서 그냥 조금만 드렸어요.

다시 크루즈 여행 얘기로 돌아와서 입구를 지나치면 판옥선처럼 폭이 넓고 낮은 배들이 십 수대 정박해 있는데 안에는 식당처럼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요. 안내받은 배로 승선해서 차려져 있는 식사를 하다 보면 주변 배들이 한 대씩 출발해요. 식사는 뷔페식이고 사진 같은 음식들이 제공되는데 맛은 보통이었습니다. 먹고 나니까 목이 말라서 레몬주스 같은걸 계속 리필해서 마셨어요.

이런 선착장 입구를 지나서 가요

 

크루즈 자리가 식당 테이블로 되어있어요

 

뷔페식이에요

 

향이 강한 음식은 없어요

 

로복강 크루즈에 타서 보니까 카타마린 같은 배 구조고 뒤쪽에 작은 터그보트가 붙어서 미는 방식인데 크루즈의 높이가 애매해서 터그보트의 시야가 나올까 궁금했어요. 어쨌든 양쪽으로 배들이 지나치고 강이 굽이치는데도 잘 운행하시더라고요.

 

 

강물은 석회물처럼 약간 불투명한 에메랄드빛이 나서 예쁘고 양쪽으로 큰 야자나무들이 있어서 영화 속 정글 같은 느낌이라 매우 힐링됐습니다. 배에서 라이브로 노래도 해주고 바람도 시원해서 유람할 때 정말 좋다고 느꼈어요.

통로 사이로 보는건가?

 

크루즈 선장님

 

 

 

인투 더 정글

 

3월은 바람도 시원해서 크루즈 타기에 딱이에요

 

2km, 약 30분 정도를 강을 타고 이동하면 유턴하는 지점인 로복 에코투어리즘 어드벤처 파크가 나옵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약간 전에 원주민들의 공연을 보여주는 곳에 정박하는데 노래로 반겨주면서 티브이에서 봤을만한 대나무를 바닥에 놓고 부딪히면서 고무줄놀이처럼 왔다 갔다 하는 공연을 보여줍니다. 원주민들 같은데 웃음이나 행동이 가식적인 느낌이 들지 않고 공연도 열심히 하십니다. 공연중간에 같이 하자고 크루즈 쪽으로 손짓하니까 평소 내성적이었던 일행이 공연에 합류하더니 같이 춤추다가 앉아서 우쿨렐레 같은 것도 치는 척하고 대나무 줄넘기? 도 같이 하는데 이게 웬일이지 싶었어요. 먼 곳 아는 사람들이 없는 데에 와서 해방감을 느낀 걸까요? 어쨌든 관객참여 1호였는데 선상의 관광객들이 아주 좋아했어요. 조금 있다가 또 손짓하니까 구경하던 외국사람들도 여러 명 더 참여해서 흥을 돋우네요. 별 기대를 안 했던 곳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얻어갑니다.

 

 

관심 있는 분들께 정보를 드리면 우쿨렐레 같은 경우는 치는 척만 해도 되고 대나무 줄넘기? 는 공연 때처럼 엄청 빠르게 안 하고 천천히 해주니까 겁먹지 말고 참여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한 십여분 공연 후 좋은 추억을 남기고 어드벤처 파크까지 갔다가 유턴해서 처음 출발 한 곳으로 돌아왔어요.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코스였습니다.

같이 하면 더욱 즐거워요

 

참고로 크루즈 선착장 공연하는 곳과 크루즈 라이브하는 곳, 원주민 공연하는 곳 등에 도네이션 박스가 있어요. 그런데 잘 안 보이기도 하고 위치가 애매해서 돈 넣는 사람을 못 봤어요. 저희도 크루즈는 팁을 넣었는데 다른 곳은 넣기 애매한 상황이라 안 넣었어요

 

숙소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으로 Baclayon 성당에 갔는데 화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주변에서만 사진을 찍었어요. 단체사진을 찍고 혼자 여기저기 찍으면서 뒤쪽으로 가니까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단체로 있었는데 지나가면서 안녕! 안녕! 이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면서 손을 흔들어서 저도 같이 흔들어줬어요.

 

 

해외여행 초기하고 비교하면 요즘은 확실히 한국의 인지도가 올라간 게 느껴져요. 특히 아시아 쪽은 한국 모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을 정도예요. 엿날엔 북경오리집에서 종업원이 한국사람이냐고 묻더니 유행어 말하면서 자기 잘하냐고 묻길래 아주 잘한다고 칭찬해 주면서 신기해했었는데 요즘은 어디 가서 뭔가 물어보면 한국말로 알려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류의 위력을 느낍니다. 다만 문법까지는 안 배웠는지 "간다 거기 백 미터" 이런 식으로 어순이 랜덤이라 잘 알아들어야 하지만요 ㅎ. 바클레욘 성당은 사진 찍다 말고 아이들과 신나게 인사하다가 돌아왔어요.

뒤쪽에 공간 있어요

 

쉬는날이라 안에는 못 들어가요

 

식물의 생명력은 참 대단하네요

 

돌벽과 풀들이 잘 어울립니다

 

얘들아 한국말은 어디서 배웠니?

 

일정을 마치고 Alona Zen SPA에서 내려서 바로 옆에 있는 Halomango에서 엄청 큰 망고빙수를 먹었어요. 개인적으로 유자청이나 망고 시럽을 사서 집에서 스무디를 만들어 먹을 정도로 빙수나 스무디를 좋아하거든요. 맛은 이디야 망고빙수와 비슷한데 망고가 신선하고 맛이 좀 더 자연적인 느낌이라 괜찮았어요.

이건 못 참지

 

 

 

빙수를 먹고 Jollibee에 들러 햄버거를 사서 숙소로 돌아와서 먹었는데 빵이 부드럽고 치킨이 바삭했어요. 하지만 맛은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와 별반 다르지는 않아요.

이렇게 받아가시면 돼요

 

원래 너무 자세한 여행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긴듯해서 이쯤에서 자르고 다음 편에 계속 이어서 쓸게요. 다음 편은 주로 개인적인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여행정보만 필요하신 분들은 패스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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