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는 재미로 글쓰기를 접었다가 오랜만에 글을 다시 쓰게 되었네요(사실 쓰기 싫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봄철에는 이럴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긴 해요.
다시 글을 쓰면서 봄꽃 여행지 시리즈를 이어서 올리기에는 곧 여름이라 시기가 안 맞아서 어디를 포스팅할까 고민하다가 제주도를 시리즈로 쭉~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중간중간 쉬어갈 겸 해외편도 가끔 올리고요.
제주도는 예전부터 자주 갔던 곳인데 길게 갔을 땐 일 년에 한 달 정도 있기도 했고, 유명 관광지들 외에도 제주도 둘레를 따라 조성되어 있는 올레길도 예전에 완주하기도 했어요. 사실 전 올레길을 걷기 전에 유명 관광지들 위주로 다녔을 땐 제주에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는데 올레길을 완주하고 이후에 덜 유명한 곳들을 찾아다니면서 오히려 제주도가 참 좋구나라고 생각이 바뀐 케이스입니다. 제주도는 대표적인 관광지도 좋지만 오히려 자연 그대로인 곳들이 더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주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유명 관광지만 가지 말고 시골길도 걸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중에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올레길인데 올레길은 오래전이라 기억을 되살려야 해서 나중에 올리기로 하고 먼저 기억이 살아있는 최근에 다녀온 곳들부터 올려볼까 해요.
한 달여 전 5월 말쯤에 제주도를 갔다 왔는데 이번 여행은 사전에 계획 없이 자유여행으로 갔다 왔어요. 도착한 날 어디 갈지 상의해서 즉흥적으로 다녔습니다.

선발대로 일행보다 먼저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출발할 때 보였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해가 쨍쨍한 아름다운 봄날씨로 바뀌었어요. 기온은 초여름만큼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그늘은 시원합니다.


아침을 먹으려는데 9시쯤에 여는 곳이 별로 없어 공항 근처의 먹돌 고기국수 공항본점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꽉 들어차있어요. 검색으로는 삼겹살 맛집이라는데 아침부터 먹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서 고기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켰습니다. 고기국수는 보통이었고 비빔국수는 면발이 쫄면과 국수 사이 그 어디쯤의 느낌으로 독특했고 맛은 역시 보통이었어요.


식사 후 어딜 갈까 하다가 일행과 오후에 합류하기로 해서 먼 곳은 못 가니까 공항뒤쪽의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를 걸어보기로 정했어요. 렌트는 오후에 할 예정이라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뒤 주차장을 찍었지만 앞으로 오셔서 급하게 뛰어갑니다.
무지개도로는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공항을 빙 둘러가야 해서 한참을 가야 해요. 가는 동안 기사님이 친절하게 제주도 설명을 해주십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몇십 분을 달려서 드디어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에 도착하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요.
사실 가는 동안 일행이 무지개도로를 자꾸 무지개다리라고 해서 전 가면 안 되는 곳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도 했습니다만 다행히도 마중 나와있는 멍뭉이는 없었어요(휴우~).
무지개도로는 사진처럼 도로 경계석을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해놓아서 그렇게 부른다고 해요. 길이는 제법 길어서 몇 km 정도 되는듯합니다. 길을 따라 식당이나 카페들이 있고 공항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보여요.

제주도 여행일정 중 첫 바다를 마주하니 기분이 매우 업 되는군요. 날씨까지 딱 좋습니다.

도두봉으로 가는 길에 도두동 요메기원을 지나는데 재밌는 조형물이 있길래 바로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요메기원은 설명을 보고서야 원래 있던 돌들이 아니라 사람이 쌓은 거구나라고 알았어요.
'원담이란 제주 해안의 자연 지형과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돌을 쌓아 밀물 때 원담 안에 들어온 고기를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해 남겨지면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돌그물 방식이다. 요메기원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훼손된 것을 복원하게 되었다'라고 쓰여있는데 원담이 돌그물이란 건 알겠는데 요메기원은 원담의 제주말인지 지역명칭인지 전자 같긴 한데 아리송하네요.



요메기원 바로 옆이 도두봉인데, 도두봉은 해안선을 따라 우뚝 솟은 오름이라 하여 섬머리 오름이라고도 하며 제주공항에 인접한 작은 오름으로 탁 트인 정상에 오르면 해변과 공항, 도두항, 한라산 전경 등이 보여서 제주도민뿐만이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장소입니다. 도두봉은 높이 67m, 둘레 1,090m, 면적 8만 253㎡ 규모고 화산재가 굳어져 형성된 응회암과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으로 정상에 분화구가 없는 것이 특징이에요.
주차는 입구 쪽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밑에 해안도로도 있어서 큰 무리가 없어요. 그리고 입장료도 받지 않는 작은 오름이니까 부담 없이 방문하시면 됩니다.

계단을 조금 오르기는 해야 하지만 원체 낮은 오름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아요.

도두봉 정상에 오르면 낮은 오름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시야를 막는 건물이 없어서 뷰가 뛰어나요. 일, 이십 분 간격으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도 볼 수 있어서 심심하지도 않고요.

공항 반대쪽으로는 바다뷰인데 나무가 없어서 시야가 뻥 뚫려 뷰가 좋은 게 장점인데 반대로 나무가 없어서 그늘이 없는 건 단점이에요.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여러 곳이 있는데 전 반대편 항구 쪽으로 내려가려고 해요. 하지만 나무로 터널을 만들어 놓은 길도 예뻐서 결정장애가 옵니다. 결국 나무터널길을 조금 구경하고 원래계획대로 반대편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나무터널길은 시원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요. 저도 사진을 찍다가 다시 돌아나가려는 순간 왠지 나가면 멍뭉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또 받아요. 다행히 멍뭉이가 아니고 일행이 기다려 주고 있네요.

도두봉을 내려가는 길도 참 아름답습니다.


반대편으로 내려오면 작은 등대가 보이는데 근처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오징어배처럼 보이는 배들이 가득한 도두항을 지나서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지점인 무지개해안도로에 도착해요.

이번엔 반대편인 동쪽방향으로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제주해변을 감상하면서 걷다가 힘들면 중간중간 있는 쉼터에서 쉬면서 쭉 걸어요.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 제주용담점에 갔는데 방문했던 스타벅스 중에 가장 허름한 외관과 인테리어였어요. 좀 과장해서 알포인트 영화가 떠오르더라고요. 하지만 지저분한 느낌은 아니고 오래된 느낌? 그런 거요. 참고로 건물 1층만 사용 중이라 높은 층에서 바다를 보는 건 넣어둬 넣어둬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좀 쉬다가 다시 트레킹을 시작해요. 봄이라 길가에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습니다.

척추측만증이 치료될 것 같은 기울어진 의자에 앉아서 잠시 힐링을 한 후 계속 걸어요.

해녀분들 씻는 곳처럼 보이는? 돌로 만들어 놓은 알 수 없는 곳도 유심히 보고 지나가던 배도 한참을 보고 제주 is 뭔들입니다.

공항에서 후발대와 만나 해월정 제주공항점에서 점심을 먹어요. 보말죽과 물회, 성게알, 성게보말칼국수 등을 먹었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어요. 자리가 좁아서 처음 물회 나올 때밖에는 사진은 못 찍었네요. 그리고 먹기 전에 메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십니다. 리뷰에 보면 주문 강요가 많다고 하는데 우린 여러 명이 가서 주문도 항상 잔뜩 하기 때문에 다행히 그럴 일은 없었어요. 여러 명이 여행하면 여러 가지 시켜서 이것저것 맛볼 수 있는 게 참 좋은듯해요.

다 먹고 나와서 가게 앞에 서 있는데 비행기가 바로 머리 위로 착륙을 합니다. 알고 보니 여기 바로 앞 바닷가가 비행기 착륙사진을 찍는 곳으로 유명했어요. 비행기가 착륙하는 걸 보고 있자니 예전에 김포공항 근처의 비행기 착륙 출사지에서 촬영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번 편은 이쯤에서 마치고 다음 편에 이어서 포스팅할게요.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여행기3-올레5코스 한반도 형상 길 (0) | 2025.06.20 |
---|---|
제주 여행기2-엉알해안 (4) | 2025.06.19 |
봄꽃 여행지 추천-경기도 안산시 쌍계사 (0) | 2025.04.07 |
봄꽃 여행지 추천-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0) | 2025.04.06 |
봄꽃 여행지 추천-부천시 원미구 도당산 벚꽃축제 (0) | 2025.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