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CNN 선정 일본의 가장 아름다운 곳 31선에 뽑힌, 환상적인 등꽃축제가 벌어지는 가와치후지엔 소개입니다.

가와치 등나무 정원(河内藤園, Kawachi fujien)은 히구치 마사오라는 분이 창설한 기타큐슈에 위치한 개인정원이에요. 1968년부터 준비하여 1977년에 개원했으며 이 정원에는 10,000m² 면적에 20여 종의 등나무가 있습니다. CNN은 이 정원을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31곳 중 하나로 선정했고 이로 인해 방문객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후로 방문자가 너무 많아져서 현재는 시간별 인원제한을 둔 사전 예매로만 입장이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등나무꽃이 절정을 이루는 매년 4월 22일경부터 5월 8일경(개화 상황에 의해 달라지며 4월 하순의 토요일부터 시작)에는 위 사전예매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올해는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를 예정하고 있는데 개화 상황에 따라 변경이 될 수 있다고 해요. 드론 및 삼각대는 소지불가며 개인차량의 주차장 요금은 무료입니다. 그리고 정원 내에 화장실은 없기 때문에 주차장에 설치된 화장실을 이용해야 해요. 산속에 위치해서 대중교통은 없고 자체운영하는 셔틀버스도 코로나 때 사라졌어요. 현재는 택시가 가장 나은 선택인데 야하타역(Yahata Station)에서 편도 3천엔 정도 합니다. 또한 정원 내에 식당이나 매점은 없으며 도시락 반입 역시 불가하고 음료만 자동판매기를 이용하여 살 수 있지만 가끔 매진되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 전에 음료를 챙기는 걸 추천드려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가와치후지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어나서 창문 밖을 보니 날씨가 흐릿한 게 이미 비가 많이 내린 후였어요. 그나마 비가 그친걸 다행으로 여기며 고대하던 가와치후지엔으로 출발해요.
Kokura Station에서 기차를 타고 Yahata Station까지 20분 정도 이동을 한 후 택시를 타고 가와치후지엔에 도착했어요. 택시는 평소엔 20분 정도 걸리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는 축제기간이라 길이 막혀서 좀 더 걸렸습니다. 이때만 해도 하내온천수국탕(Kawachi onsen ajisai no yu 河内温泉あじさいの湯)이라는 축제장 바로 밑에 있는 온천에서 운행하는 무료셔틀이 있긴 했는데 대기줄이 길어서 포기하고 바로 택시를 탔어요.
택시가 온천에 내려주면 하내등원(Kawachi fuji garden 河内藤園)까지 5분 정도 걸어가면 돼요.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입구부터 방문객들이 바글바글한 게 인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타의로 밀려가겠구나 하는 걱정이 확 들어요.
제가 방문한 해가 시간별 정원제를 실시하기 바로 전년도라 이때는 방문객이 오는 대로 다 입장시키고 있었습니다.
입구에 사람이 하도 많아서 등나무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다행히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조금씩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환상적인 등나무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막다른 길에는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등꽃을 잘 가꾸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등꽃색도 다양해서 더욱 환상적이었어요. 이때만 해도 국내에는 한 가지 색의 등나무만 있었는데 가와치후지엔이 유명해지면서 언제부턴가 온라인에서 일본 등나무라는 타이틀로 토종의 몇십 배 가격으로 팔리더라고요. 저도 이때 구입해서 집에 등나무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터널 중간에 가끔 끊어진 구간이 나오는데 이때 등나무 터널의 외관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언덕 중간쯤에 오르면 환상 X 100배짜리 등나무 터널이 나와요. 정말 장난 아닙니다. 바닥에 쌓인 꽃잎이 더해져서 완벽함 그 자체입니다.
색색의 등꽃이 어울려서 환상의 터널을 만들어요.

정말 다양한 색의 등꽃들이 있죠?

얼마나 오래됐는지 줄기 굵기가 엄청납니다.
이런 데서는 인증샷을 빼먹을 수 없죠.
막상 겉에서 볼 때는 꽃이 안 보여서 이렇게 화려한 곳인지 잘 모르겠네요.
다시 눈호강을 시작해요.

노부부께서 데이트를 하시는 중인가 봐요.

어느 지점에 가면 등꽃이 엄청 긴데 사람 키만큼 긴듯해요. 홈페이지에서 보니 길이가 1m에서 1.5m 정도로 자란다고 합니다.

환상적이었던 등나무축제 관람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다들 신발을 씻고 있어요. 등나무 터널이 흙바닥이라 비가 오면 질척해져서 신발이 지지가 돼서 그래요.
정말 인상 깊었던 가와치후지엔 관람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날이 개서 화창한 게 봄의 새싹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요.
셔틀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내려가다가 택시를 잡으려고 슬슬 걸어갑니다. 가다 보니 학교에 엄청 큰 은행나무가 있길래 또 인증샷을 찍어보아요.
걷다 보니 어느덧 가와치 호수(Kawachi Reservoir)까지 와버렸어요.
호수도 봄옷을 입고 있어서 한창 예쁠 때예요.
양해를 구하고 잠깐 파출소에서 쉬는데 경찰분이 숙소까지 가는 택시를 불러주신다고 하세요. 바로 이벤트를 수락하고 미션을 수행하려고 기다리니까 택시가 얼마 안 있어 도착해요. 경찰분께 감사를 표하고 기차역으로 출발합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이때가 일본의 황금연휴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디나 인산인해였어요.
하루 종일 사람들에 치였지만 정말 예쁜 등꽃을 봐서 그런지 하나도 힘들지가 않네요.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고 등나무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가야지만 여행기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걸 알려드려요. 조금만 빠르거나 늦어도 많이 아쉬운 풍경을 보게 되니까 날짜를 잘 맞춰서 가시길 바라요.
제가 갔던 때는 5월 초였는데 매년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본 편은 여기서 잠시 쉬고 국내 편을 올리다가 나중에 이어서 계속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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