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세한 여행기
체크아웃을 하고 근처 방갈로식 호텔로 옮기려고 호텔 매니저한테 얘기해서 택시를 요청했어요. 더 나올 수도 있는데 매니저가 200,000동으로 얘기해놨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사파 택시비는 사진을 참고하시고 전기택시? 좀 큰 거 있는데 그건 두 배 정도 해요.
호텔 직원분들이 친절하긴 했는데 여성분 빼고는 소통이 잘 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동남아 쪽 영어는 신기하게 잘 알아듣는 일행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예를 들면 자리라는 뜻의 시트라는 단어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동남아 특유의 악센트로 잘 안 들렸는데(제가 영어를 그닥 잘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ㅎ) 혼자 신기하게 알아들어요. 근데 동남아 한정이라 아쉽긴 해요. 어쨌든 매 번 그래서 동남아 전용 통역사라고 칭찬해 주는데 이번에도 쏠쏠하게 이용했습니다. 파노라마실 체크인 할 때 도어가 고장나서 수리 요청했는데 막상 이상 없는 다른 걸 고쳐놨더군요. 전 나름 잘 설명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걸 보고 제 영어실력에 실망해서 동남아 통역사에게 요청해서 다시 수리했어요.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체크아웃 얘기로 돌아갈게요. 직원분이 7인승 택시로 수배해줘서 편하게 이동하겠구나 하면서 짐을 실으려는데 뒷트렁크가 안 열리는 거예요. 결국 기사분이 나오시더니 이것저것 해보셨는데도 안 열리더라고요. 한참 끙끙대다가 화가 났는지 버럭! 하시면서 발로 차를 뻥 찼는데 찬 자리가 푹 들어가서 더 안 열렸어요 ^^; 찌그러진 거 펴려면 돈 좀 들겠던데요. 결국 뒷좌석으로 해서 힘들게 짐 실었는데 그렇게 넣다 보니 테트리스가 안 돼서 뒷자리까지 짐을 싣게 되어 비좁게 앉아서 가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일반택시보다 불편하게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이 동네서 은행이 떨어진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차 안에 은행 냄새가 심하게 났어요. 은행은 아닐 것 같고 설마 누가 실례한 걸 청소 안 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우윀.
가는 길이 좁은 데다가 불법주차까지 되어있고 거기에다 건설자재를 적재한 대형차들이 반대편에서 오면 기다려야 하고 그러다 보니 거리에 비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이래저래 해서 Laxsik Ecolodge 숙소 도착해서 체크인 후 로비에서 십분 정도 있다가 객실 배정받고 Hotel porter분이 짐을 숙소까지 옮겨 주었어요. 방갈로식이라 로비에서 숙소까지 제법 멀거든요. 안개로 뷰 확인은 못했고 내부는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짐을 대강 정리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고고~ 두부튀김, 닭튀김 등을 시키고 위스키 콜키지 가격을 물어보니 100,000동을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이볼 만드는데 필요한 기타 탄산수 등은 안 된다고 하네요. 다 먹고 볶음밥 추가 및 철갑상어 샤브샤브를 시켰는데, 동남아에서 볶음밥은 거의 실패하지 않는 음식이라 이번에도 무난했고, 철갑상어 알 수프는 싱가폴에서 먹어봤는데 철갑상어 샤브샤브는 처음인지라 맛이 매우 궁금했어요. 모양은 사진처럼 맑은탕인데 맛은 복지리탕이나 맑은 동태탕처럼 순하고 깔끔한 국물맛에 상어고기는 아귀찜의 닭가슴살처럼 뻑뻑한 부위와 식감이 비슷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입에 잘 맞았습니다. 두부튀김은 멘보샤처럼 겉이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두부맛으로 맛은 있었는데 딱히 독특한 점은 못 느꼈고 닭튀김은 오돌뼈가 너무 많아서 먹기 불편했어요. 오돌뼈가 매우 단단해서 이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배 터지게 식사를 하고 방에서 벽난로에 장작을 때면서 한 세시간여를 파티했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장작이 유료긴 한데 얼마 안 하니까 불멍을 하면서 파티를 하는 것도 추천드려요. 하루를 불멍과 위스키로 즐겁게 마무리했습니다.
푹 자고 일어나서 반신욕을 하려고 욕조에 물을 받는데 수압이 약해서 20분 정도 걸렸어요. 사진처럼 밖에 경치를 볼 수 있게 큰 창을 내서 뷰는 좋은데 편광창이 아니라서 밖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수영복을 챙겨 가시거나 커튼을 치고 들어가서 다시 커튼을 열고 있거나 하면 돼요. 욕조 길이는 170cm 정도 돼서 조금 짧은 느낌이 있습니다. 수질은 필터를 찍은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깨끗한 편입니다. 우리나라 말고는 수질 좋은 나라를 거의 못 봤는데 여기는 좋더라고요.
유럽은 석회수가 많아서 머리를 감으면 뻑뻑해졌고 코타키나발루에서는 고급형 리조트였는데도 필터가 하루 만에 새카매졌었거든요.
오늘은 종일 리조트에서 보내기로 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근처에 계단식논들이 있고 산이 뒤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경치는 매우 좋았어요. 주변에 산책로도 만들어 놨고 아직도 확장 공사중이더군요.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수영장이 따뜻한 물이 아니라서 날씨가 추우니 수영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딱 한 명 수영하는 여성분이 있었는데 추우니까 금세 가버렸어요.
리조트 내에 군데군데 포토존이 있어서 SNS용 사진은 많이 건질 수 있을 거예요. 늦은 조식을 먹으러 갔는데 여기 조식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이콜로지 이름처럼 자연식으로 음식 간도 심심한 편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일반적인 호텔 조식 구성이라 호불호는 심하지 않을 듯합니다.
체크아웃하는데 택시 필요하냐고 하길래 불러 달랬는데 그냥 개인 SUV가 왔어요. 베이징 호텔에서 잡아줬던 불법택시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땐 호텔에서 잡아줘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온 거 보니까 택시표시가 없고 미터기는 숨겨져 있는 불법이었어요. 베이징은 불법택시 잘못 타면 실종되고 그랬는데(기사에서 보거나 유학한 사람들에게 들었어요), 여긴 안전한 편인 듯 하지만 그래도 저런 택시는 싫더라고요.
오늘은 길이 안 막혀서 7km를 십분 정도 만에 주파해서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오는 동안 기사분이 가격을 한국말로 "이십만동"이라고 하고 노래도 KPOP을 틀어줬어요. 크으~ 차오르는 애국심~
올 때와 다르게 갈 때는 Sapa Group Bus를 이용했기 때문에 서로 터미널이 달랐어요. 터미널 도착해서 탑승장에 갔는데 그냥 패스트푸드점 이어서 여기가 맞나? 그랬습니다. 유리에 사파 그룹 버스라고 쓰여있어서 맞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사람도 없고 식당 종업원 같은 분이 혼자 있었어요. 물어보니까 맞다고 해서 인명부를 작성하고 짐을 맡긴 다음 중심가 구경을 갔어요.
Bun Bo Hue에서 쌀국수를 먹었는데 면발이 쫄면 스타일인 게 독특했어요. 그런데 국물이 뜨거운게 아니라 따뜻한 정도라 숙주가 잘 안 익는 게 단점이에요.
한국사람들이라 식사 때마다 웬만하면 볶음밥을 시키는데 베트남 간장을 비벼먹으면 더 맛있다고 해서 다들 비벼먹었는데 전 간장맛이 너무 진하게 느껴져서 그냥이 나았어요. 일행들은 먹어보더니 맛있다고 다들 간장을 산다고 하네요.
식사 후 후식타임으로 Mixue에 또 들러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땡겨주고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다가 석과가 먹고 싶어서 Thiep cuoi에 가서 석과 5만동에 3개로 깎으려고 했지만 협상이 결렬돼서 2개만 샀는데 이러면 대형 마트나 가격이 별 차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이 되어 다시 터미널로 가서 버스탑승자 이름 및 생년월일을 기재하고 맞은편 공터에서 버스를 타니 5분 정도 뒤에 출발~합니다. 이번 버스가 룸 길이가 약간 더 길고 깔끔했고 매트에 안마기능도 있었어요.
하노이로 돌아올 때는 공항도 들르고 그래서인지 사파에 갈 때보다 한 시간 정도 더 걸려서 Hanoi La Siesta Hotel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짐만 넣어놓고 분짜집 도장 깨기 하러 가는데 늦은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영업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급하게 걸어갔어요.
Bún Chả Nem 41 Cửa Đông 이라는 곳이었는데 드디어 베트남 첫 방문 때 먹었던 그 맛을 찾았습니다. 분짜와 넴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종료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많이 있긴 했는데 저희는 금세 호로록 배 터지게 먹고 숙소에 와서 또 꿀잠을 잤어요. 내일은 일찍부터 움직여야 해서 얼른 자야 했거든요.
내일은 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닌빈 일정을 올릴게요. 좋은 하루 보내시고 다음 편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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