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세한 여행기
오늘은 메인퀘인 싸파와 비슷한 기대를 갖고 있는 서브퀘인 닌빈(NinhBinh)투어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숙소인 라시에스타호텔 조식을 먹었는데 전체적으로는 무난했지만 구아바는 푸석한 무 식감의 풀맛이었고 에그베네딕트는 약간 느끼한 평범한 맛이었어요.
7:50 숙소 픽업이라 그전에 감기약 사려고 프런트에 근처 약국을 문의하니 7시반에 연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안 열어서 못 샀어요. 구글에 쓰여있는 시간도 같았는데 오늘만 늦는 건지 안 열더라고요. 전 약간의 목통증, 일행은 오한, 목통증, 두통으로 하루종일 고생했습니다.
투어버스가 20분 정도 늦게 도착했고 2시간쯤 걸려서 Mỹ Nghệ Phương Anh 휴게소에 도착해서 30여분을 정차했어요.
여기 화장실은 무료로 팁함만 놓여 있어서 팁을 주고 싶은 사람만 넣으면 돼요. 내부에는 수를 놓은 그림 종류를 많이 팔고 있는데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고 있어서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몇십에서 몇백만동 정도하고 퀄리티는 높았어요.
잠깐 쉬고 다시 출발해서 조금 가다 보면 나오는 항무아 입구의 마을은 길이 매우 좁아서 투어버스가 겨우 지나다녀요. 항무아에 도착하면 표를 나눠주면서 한 시간 후에 다시 입구로 돌아오라고 합니다.
입구에서 산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슬슬 걸어가다 보니 말 동상이 있는데 침을 질질 흘리고 맑눈광이라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동상이나 서유기 관련 동상들 보면서 가다 보면 산 입구가 나옵니다.
항무아는 두 개의 돌산으로 되어있고 왼쪽이 좀 더 높아서 왼쪽으로 등반하는데 경사도가 심하고 돌계단이라 무릎에 또 무리가 갔어요. 싸파에서 산 파스를 붙이고 자서 좀 나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릎이 말썽이라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등산코스가 짧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정상에 오르면 정자가 있고 포토존이 있는데 줄이 길어서 패스하고 바로 밑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정상에서 보는 경치는 앞쪽으로 작은 돌산과 논들이 멋있게 어우러져 있고 뒤쪽은 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별명처럼 바다 대신 강으로 이루어진 하롱베이 경치였어요.
영화 콩-스컬아일랜드에서 보고 "와 멋있다 나중에 가봐야지" 하고 찜해 두었던 곳인데 결국은 오게 됐네요. 산들이 꼭 하롱베이에서 봤던 그 모양이라 닌빈을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부르나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상에서 땀을 식히고 숨좀 고르고 경치를 구경하면서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갈증이 나서 코코넛 2개를 샀는데 얼음에 재워놓아 시원해서 맛있게 먹었어요.
우린 조금 일찍 집합장소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안 왔길래 근처를 구경하다가 사탕수수가 보여서 사먹었는데 가격은 20,000동이고 맛은 적당히 달아서 괜찮았어요. 주문하면 현장에서 바로 사탕수수를 기계에 으깨서 흐르는 즙을 컵에 담아서 줍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이제까지 모르고 다녔는데 윗옷을 뒤집어 입고 다니고 있었더라고요 민망 민망.
12시쯤 항무아에서 출발해서 근처 식당으로 데려갑니다. 12:40 쯤 도착해서 13:30 까지 식사시간을 줬는데 식당이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았어요. 음식이 뭔가 2% 부족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식사를 마치면 짱안 생태관광구역으로 가서 배를 탑니다. 햇볕이 걱정돼서 출발 전에 밀짚모자 같은 베트남모자인 Non la를 사려고 했는데 다행히 투어버스에서 무료로 대여해 줬어요.
노 젓는 배로 왕복 2시간 정도 코스인데 하롱베이에서 본 것과 비슷한 기암괴석들과 산, 나무들로 장관이었습니다. 다만 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좀 있었어요. 여기는 모터보트 같은 배가 없고 노젓는 배들만 있어서 소음이 없어 그런지 조용하고 물소리만 들리니까 힐링이 되더라고요. 경치도 계속 바뀌고 중간중간 머리가 닿을듯한 동굴도 지나가고 하니까 재밌었어요.
올 때는 뱃사공 아주머니는 거의 키만 잡고 일행과 둘이서 자리 바꿔가며 열심히 노를 저었더니 1시간 40분 만에 도착했어요. 그냥 경치 보면서 와도 되고 노 젓는다고 말하고 노를 저으면서 와도 됩니다.
예전에 카타마린이라는 배 두 개를 붙여서 만든 배를 타고 며칠간 노를 저어서 강을 여행하고 천막을 치고 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배에 실은 짐이 많아서 그런 건지 하루종일 노를 저어서 그런 건지 되게 힘들게 느껴졌었는데 이번엔 안 힘들고 재밌었어요.
신나서 너무 노를 저었는지 다른 팀들을 다 제치고 들어와서 다른 배들보다 20여분 일찍 왔어요. 그래서 그룹원들을 기다리면서 또 아이스크림 및 커피로 시간을 때웠죠.
다 모이면 16시 정도에 짱안 근처의 유적지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안장 조절을 잘해놔야 해요.
바로 옆의 외국여성분은 도와달라고 해서 안장을 조절해 줬는데 높은데도 그냥 타고 가던 다른 외국 여성분은 세게 넘어졌고 일행이 다시 안장 조절해 주다가 손 다쳐서 피도 나고 그랬어요.
유적지에 도착하면 현지 가이드가 설명해 주는데 너무 TMI라 나중엔 딴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기나긴 설명이 끝나면 다시 라이딩을 시작하는데 경치가 좋아서 자전거 탈 맛이 납니다. 강에서 배 타는 것만 기대했는데 의외로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았어요.
17:30쯤 출발지로 돌아와서 근처에 숙박하는 다른 그룹 먼저 데려다주고 18:00쯤 우리는 하노이로 출발했어요. 두 시간쯤 걸려서 하노이에 도착하면 닌빈 일일투어가 마무리됩니다.
아침에 못 산 감기약 및 파스, 과일 등을 사고 여행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따이엔 거리로 나갔어요. 옛날에 먹었던 가게는 클럽처럼 바뀌어서 음악소리가 너무 크길래 다른 데를 찾으려고 따이엔 거리를 지나다녔는데 옛날과 다르게 호객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지나가면 "언니" "누나" 막 나오고 "졸라 맛있어" "많이 맛있어" 막 나옵니다. 한국말을 참 잘해요 ㅎ.
너무 시끄러운 데는 피하고 싶었는데 안 시끄러운 데가 없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짠내투어에 나왔는지 푹람 짠내투어 하노이 맥주거리라고 쓰여있는 가게 앞에서 머뭇거리니까 앉아있던 한국인 가족들이 엄지척 표시하시길래 옆자리에 앉았어요.
아버지로 보이시는 분이 얼큰하게 취하셨는데 진짜 짠내투어에 나왔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메뉴 추천해 주셨어요. 아들분이나 어머니도 제법 흥취가 올라오셨더라고요.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는데 뒤쪽에 있던 한국사람 같아 보이는 중년 여성분이 춤을 춰서 막 환호성 일어나고 길거리에서 춤판 벌어져서 다들 즐거워했어요. 여윽시 음주가무의 민족임을 확인했습니다 ㅎ.
우리도 신나게 마시다가 성에 안 차서 호텔 루프탑빠로 2차를 갔어요. 일행들이 알콜 마스터들인데 한 명은 와인쪽 한 명은 위스키쪽 이거든요. 위스키쪽 마스터가 한국에선 제법 비싼 종류인데 여긴 좀 싸다고 이것저것 신나게 주문하더라고요.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런 분위기로 돈은 좀 썼지만 정말 재밌었고 음악이 빵빵해서 춤도 추면서 놀았는데 같이 댄스 춰준 훈남 웨이터에게 베트남에선 잘 안 줬던 팁도 주고 정말 신나게 마무리 한 막날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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