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해외 편을 다시 쓰네요. 우선은 미국 편을 이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Washington D.C.) 여행기를 풀어 볼까 해요. 그중에서도 먼저 첫 방문지인 내셔널 몰(National Mall)입니다.
내셔널 몰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의 도심 인근에 위치한 국립공원인데 내무부 산하의 국립공원관리청(NPS)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이 공원은 워싱턴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고 매년 2,4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어요.
내셔널 몰의 핵심구역은 미 국회의사당과 워싱턴 기념탑 지역 사이의 미국 역사 국립 박물관 및 스미소니언 기관 건물 등의 박물관 거리인데 그 외에 웨스트 포토맥 공원과 헌법 정원, 링컨 기념관, 제퍼슨 기념관, 한국전쟁 참전 용사 기념관 지역까지 총칭하기도 해요.
숙소에서 일찌감치 출발해서 워싱턴 포토맥강(Potomac River)의 수로인 워싱턴 채널(Washington Channel)을 따라 산책을 하면서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으로 슬슬 걸어가기로 해요. 미국이 땅덩이가 하도 커서 지역에 따라 기온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워싱턴은 같은 시기의 서울 보다는 따뜻했어요. 하늘도 옆에 민폐국가가 없어서 그런지 아름다운 푸른색 하늘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대에 나와서 그런지 요트들은 정박되어 있고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조용한 거리입니다.
수로의 바로 옆길을 따라 걸어서 그런지 기분이 매우 상쾌해지는 게 참 좋네요. 미국 치고는 뒷골목을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될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젠 익숙한 상호인 페덱스의 배송차량도 보여요.
흠.. 보조석이 달린 오토바이로 순찰하는 경관의 모습은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네요. 다행히 불심검문(사실 미국에서 불심검문은 불법이라고 하네요)은 당하지 않았는데 혹시라도 미국에서 경관의 요청이 있으면 순순히 따라야 해요. 의심스러운 행동은 금물입니다. 제가 당해봐서 말하는 건 아니고 현지인 친구에게 들은 충고예요.
연방정부사무소를 지나서 아웃렛 브리지에 들어서니 저 멀리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은 미국 독립선언서의 주요 작성자이며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을 기리기 위해서 건립되었어요. 기념관은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져서 뭔가 그리스신전 느낌을 줍니다.
타이들 베이슨(Tidal Basin)을 끼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기념관을 보니 참 멋있긴 한데 2%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뭘까 생각해 보니 벚꽃이 없어서였어요. 벚꽃이 있었으면 한 폭의 그림이었을 텐데 아쉽네요. 이곳의 벚꽃축제는 매우 유명한 행사인데, 벚꽃과 타이들 베이슨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곳에 있는 느릅나무와 왕벚나무 등은 1912년 일본에서 기증한 것인데 사실 알고 보면 제주가 원산지인 왕벚나무라고 해요. 왕벚나무는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는 자생지가 발견된 적이 없으며 한라산 자생 왕벚나무가 강화도조약(1876) 이전에 밀무역을 통해 도쿄로 전해진게 일본 전역으로 퍼진 걸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기념관 맞은편에는 포레스트 검프, 스파이더맨 등의 수많은 영화에 배경으로 나와서 익숙한 워싱턴 기념탑이 보여요.
그리스 신전 느낌의 입구를 지나서 기념관 내부로 들어가면 제퍼슨 동상이 있는데 제가 입으면 바닥청소나 할듯한 로옹~코트인데 동상이 입으니까 은근히 멋있네요.
내부의 벽에는 미국 독립선언서의 발췌문과 버지니아 종교자유법의 인용문 등이 있습니다.
일찍 나서기도 했지만 아직 벚꽃축제 기간이 아니라 내셔널몰은 전체적으로 한산했고, 제퍼슨 기념관 역시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2,400만 명의 방문객은 다 봄에 오는건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고 천천히 구경을 한 후 다시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기념관(Franklin Delano Roosevelt Memorial) 방향으로 걷기 시작해요.
워싱턴이 대서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갈매기들이 많이 보입니다. 갈매기들 옆으로 지나가면 모여서 빤히 쳐다보며 끼룩끼룩~ 대는 게 꼭 험담을 하는 느낌이에요. 하.. 고놈들 참.
오하이오 드라이브 다리를 건너면 루스벨트 기념관인데 여기도 왕벚나무가 잔뜩 있어요. 벚꽃 필 때 사진 보면 엄청 예쁘던데 참 아쉽습니다.
공원도 엄청 넓고 잘 가꾸어져 있어서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서는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던 청설모? 녀석이 여기도 많이 보입니다. 의외로 고양이가 많이 안 보이던데 그래서 이렇게 번창한 걸까요?
고니일까요?? 별별 동물들이 다 넘쳐납니다.
어느덧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기념관에 도착했어요. 루즈벨트 대통령은 26대와 32대 두 명이 있는데 이분은 32대 대통령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30대 후반에 얻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인해 다리가 불편하여 오랫동안 휠체어 신세를 지고 살았지만 결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고, 대공황과 제2차 세계 대전을 모두 극복해 미국을 현재의 초강대국 위치에 올려놓았어요.
무려 4선 대통령으로서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대통령이자 가장 많이 대선에 승리했다는 진귀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루즈벨트 기념관을 지나면 자연스럽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관(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으로 연결돼요.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미국의 목사이며 흑인 민권운동가로 미국에서는 약자인 MLK로도 자주 불려요. 오늘날 세대, 성별, 인종, 지역, 종교를 가리지 않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인물로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영원한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명의 자녀들이 이 나라에 살면서 피부색으로 평가되지 않고 인격으로 평가받게 되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I have a dream that my four little children will one day live in a nation where they will not be judged by the color of their skin, but by the content of their character)라는 연설로도 유명하죠.
이곳이 링컨 기념관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제법 큰 광장으로 조성되어 있어요.
잠시 기념관을 구경하다가 다시 링컨 기념관과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보기 위해 떠납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방문기부터는 다음 편에 이어서 쓰기로 하고 이쯤에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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