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서 속초시 여행기를 이어갈게요.
햇빛에 잠을 깨서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좋네요. 오늘은 설악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오를 예정이라 날씨가 맑기를 바랐는데 다행입니다.
권금성에 오르기 전에 먼저 설악 케이블카 타는 곳 인근에 있는 신흥사를 보기로 했어요. 신흥사는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에 위치한 사찰이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이고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 제7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신흥사는 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향성사가 시초라고 합니다. 권금성에 오르기 위한 설악 케이블카도 신흥사 사유지 안에 있어서 최근까지도 통행료를 받았어요. 2023년에 문화재법이 개정되면서 통행료뿐만이 아니라 입장료도 받지 않기에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주차를 할 곳이 없기 때문에 결국 주차비 6,000원을 내고 주차해야 합니다. 신흥사 주차장은 12시간 기준 6,000원이고 넘어가면 만원이에요. 주차장이 상당히 크긴 한데 그래도 자리가 많이 남지는 않아요. 저는 평일에 가서 그런지 다행히 설악 케이블카 바로 옆에 작은 주차장에 세울 수 있었어요.
주차를 하고 신흥사를 둘러보며 느낀 건 경치가 정말 좋다는 점이에요. 다른 대부분의 절들도 경치가 좋지만 신흥사는 배경이 설악산이고 산속 깊숙이 있는 게 아니라 산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서 절과 설악산이 어우러져 정말 경치가 좋은 듯해요.
통일은 기원하며 봉안한, 높이 14.6m에 청동 108톤을 사용한 통일대불을 보러 가는데 신문물이 보이네요. 원래 불교 쪽이 최신문물을 많이 받아들이는 건 알고 있었는데 디지털 불전함은 전혀 알지 못했어요. 최근 핫한 뉴진스님이나 불교용품들을 보면 확실히 불교 쪽이 최신문물에 진심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냥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불상 머리 위로 날아가는 새를 보니까 엄청 크다는 게 느껴지네요.
통일대불을 보고 신흥사 본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설악산이 멀리 보이는데 참 아름답습니다.
물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저 멀리 조그맣게 울산바위가 보여요. 가까이서 볼 때는 엄청 큰데 여기서 보니 조그맣게 보이네요. 어디선가 읽었었던 울산바위 전설이 생각나는데 읽어도 잘 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전설은 왜 기억이 나는지 신기합니다. 간단히 적어보면 '조물주가 금강산을 만들 때 빼어난 경관을 위해 전국에서 잘생긴 바위들을 금강산으로 모이게 하였다고 해요. 원래 경상남도 울산에 있었던 울산바위도 이 소식을 듣고 울산을 떠나서 금강산으로 향했는데 덩치가 워낙 크고 무거워 걸음걸이가 늦다 보니 설악산에 도착했을 즈음 이미 금강산에 바위들이 다 모여들어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울산바위는 이제 와서 울산으로 돌아갈 체면이 없어서 그대로 설악산에 눌러앉고 말았다'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여러 설화중의 하나입니다.
물가에는 붓꽃이 한창입니다.
본당에 들어오니 수많은 연등이 맞아 주네요. 색이 화려해서 눈길을 사로잡고 놓아 주지를 않습니다.
길가에는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라고 불리는, 수국과 쌍둥이처럼 닮은 불두화꽃이 수북해요.
본당은 군데군데 고목들이 많아서 그늘이 제법 있기 때문에 구경하는 중간중간 쉬기 좋습니다.
설악산이 멀리 보이니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신흥사 본당을 둘러보고 외곽의 개천을 따라 풍경을 감상하면서 걷다 보면 설악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와요.
설악 케이블카는 대인 12,000원, 소인 8,500원이고 예약은 안 돼요. 당일 현장구입만 가능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순식간에 정상에 도착해요. 내려서 약간을 걸어가면 넓은 돌로 된 부지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네요. 권금성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권·김의 두 가지 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난리를 피하였다는 전설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라고 쓰여 있다고 합니다.
등산을 살짝 했더니 좀 더워서 가디건을 벗었어요. 나무그늘이 없어서 더 더운 듯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절경입니다.
부모님 사진첩에서 본 80년대 포즈로 한 컷 찍어요.
권금성 바위를 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아직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저 멀리 속초시가 살짝 보여요.
다시 내려가는데 오른쪽으로 절경이 보입니다.
딱 맞춰서 포즈를 취해 주시는군요.
멋진 권금성의 절경을 구경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속초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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