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는 가끔 방문하는데 이번에는 먹는 곳 위주로 다녔어요. 6.14~15일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불금이라 산성시장을 가기로 했죠. 가는 길에 시장에서 마실 주류를 사러 사곡양조장에 들러서 알밤막걸리와 생막걸리를 샀어요.
만원 단위로 파는데 6병을 줘요. 알밤막걸리는 900ml 짜리고 생막걸리는 1,000ml 짜리입니다. 용량과 가격을 생각하면 마트가 보다 두 배 이상 싼 편이에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방금 만든 걸 사서 보관기간이 길다는 점입니다. 공주가 밤이 유명해서 그런지 밤을 넣어서 만든 빵이나 과자, 술 등을 많이 팔던데 한 번 맛은 봐줘야겠죠? 그래서 생으로 4병을 사고 밤으로 2병을 샀어요. 참고로 생막걸리는 뚜껑을 밀봉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눕히면 내용물이 샐 수 있어요. 생막걸리는 당이 없어지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발효가 계속 진행되므로 단맛, 도수, 청량감이 시간에 따라 달라져요.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은 낮아지고, 도수는 높아지게 됩니다. 발효가 계속 일어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뚜껑을 밀봉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막걸리 용기를 보면 세워서 보관하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일부 생막걸리나 살균막걸리는 제외입니다.
캠핑클럽 핑클편에 나왔었나 보네요.
크~ 보기만 해도 취하는 듯
막걸리를 사서 숙소로 가는 길에 귀염뽀짝한 개를 발견했어요. 차가 달리는 동안에는 앉아서 경치를 구경하더니 신호에 걸려서 정차하고 주변에 차들이 많아지니까 부끄러운지 슬그머니 엎드리더니 사라졌어요. 스르륵 사라지는 게 왜 그렇게 귀여운지 ㅎ.
숙소에 짐을 풀고 불금파티를 하러 공주산성문화공원으로 택시를 타고 갔어요.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산성동 181-149번지고 근처에 공영주차장도 있습니다. 문화공원에서 5.10~9.28일 까지 금, 토, 일요일에는 밤마실 야시장을 열어서 각종 공연을 하는데 시장과 인접해 있어서 안주거리를 사다가 광장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 있어요. 외부 주류 반입이 되기 때문에 직접 가져오거나 근처 편의점에서 사 와도 됩니다.
분수가 있는 공연장 근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대신 앰프 근처라 소리가 너무 크길래 좀 떨어진 입구 근처에 앉았는데도 소리가 제법 크더라고요. 자리부터 잡고 1차로 모둠전과 닭을 시켰는데 전은 보통이고 닭은 냄새가 많이 났어요. 그래서 닭은 남기고 다시 꼬치와 골뱅이 소면을 시켰는데 역시나 맛이 없었어요. 가격은 적당해서 좋았는데 음식이 너무 맛이 없었습니다. 아까 사놓은 막걸리를 전을 안주로 삼아서 마시는데 생막걸리는 입에 잘 맞았는데 알밤막걸리는 좀 달아서 안 맞더라고요. 알밤막걸리는 단 걸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적당한 당도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생막걸리를 추천해요. 막걸리를 마시다가 편의점에서 캔맥과 새우깡을 사 와서 2차를 했는데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고 어느샌가 조용한 색소폰 공연으로 바뀌어서 라이브카페 느낌이 나서 아주 좋았습니다.
즐거운 불금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루프탑빠에 올라갔는데 불을 꺼놔서 잠시 공산성 야경을 보다가 피탕김탕을 배달시켜서 방에서 한잔 더하고 잤어요. 피탕김탕은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김치와 피자와 탕수육이 섞인 거라는데 탕수육에 소스만 좀 더 시큼한 걸로 대체한 맛이었어요. 탕수육을 김치와 집어서 치즈를 감싸서 먹는데 맛은 글자 그대로 탕수육에 김치를 같이 먹는 맛입니다. 개인적으로 맛은 우왕~도 쳇! 도 아닌 보통이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속을 달래기 위해서 맛집이라는 신관짬뽕으로 갔어요. 원래 다른 곳에 가기로 했다가 얼큰한 게 당긴다고 해서 검색해 보니 신관짬뽕집이 근처에 있어서 급변경을 했습니다.
별생각 없이 갔는데 조금만 늦게 갔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뻔했어요. 11시 정도에 도착해서 자리 잡고 앉자마자 오분이나 지났을까? 했을 무렵 갑자기 사람들이 막 몰려오더니 긴 대기줄이 생기는 게 아니겠어요. 어디로 갈지 오분정도만 더 고민했었어도 첫 타임 손님들 나갈 때까지 기다릴 뻔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러지? 하고 짬뽕하고 짬뽕밥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먹자마자 딱 청주 쪽의 교동짬뽕이 떠오르더라고요. 교동짬뽕은 지역별로 맛이 천차만별인데 청주 쪽은 짬뽕보다는 짜글이 느낌에 가깝게 국물이 진하고 고기와 조개류 등 건더기가 많은 스타일이에요.
둘을 비교하자면 청주 봉명동 쪽에서 먹었던 교동짬뽕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건더기나 고기도 좀 더 많고 국물도 더 맛있었어요. 다만 큰 차이는 아니고 둘 다 맛있습니다.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신관짬뽕이 마음에 드실 거예요.
짬뽕으로 해장을 하고 공산성 근처의 부자떡집에 갔어요. 시장 공영주차장 인근에 있어서 거기에 주차하고 갔는데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그런지 붐비지는 않고 사람들이 적당히 있더라고요. 알밤찹쌀떡을 샀는데 안에 맛밤 스타일의 밤이 들어있고 맛도 딱 맛밤이었는데 찹쌀떡과 어우러져 맛있었습니다.
떡을 산 후 제과점에 가려고 나왔는데 주말이라 주차비를 받지 않아 무료주차를 한 셈이 되었어요. 아싸~ 하면서 공산성 인근에 있는 공주의 또 다른 맛집인 베이커리밤마을로 갔는데 입구에 떡하니 제과기능장 마크가 있더라고요. 시그니쳐 품목인 밤파이와 기억이 나지 않는 다른 빵을 사서 먹었는데 밤파이는 맛있었습니다. 너무 달지 않고 적당히 달고 겉바속촉이라 맘에 들었어요. 다만 냉동실에 얼렸다가 해동해서 먹을 땐 다른 빵들에 비해 맛의 변화가 심한듯합니다. 맛은 있는데 얼리기 전의 맛과 차이가 제법 났어요. 그리고 홍시스무디인가를 시켰는데 전 불호였어요. 얼음맛이 거의 안 느껴지고 뭔가 반건시를 그대로 갈아서 냉장실에 잠깐 뒀다가 먹는 맛? 이랄까요. 반건시를 그냥 먹으면 맛있는데 갈아서 먹으니 별로인듯한? 그런 기억이 남아있네요. 자리는 2층 구석 창가 자리가 전망이 제일 괜찮았어요. 큰 통창으로 공산성 입구가 보여서 굿굿입니다. 날씨가 비 올 것처럼 흐렸고 공산성은 예전에 가봤어서 카페에서 구경하는 걸로 퉁치고 패스하기로 하고 박물관으로 갔어요.
다음 코스인 국립공주박물관은 평일기준 9~18시 운영하고 월요일에 쉽니다. 주차비와 입장료는 무료이고요.
입구부터 기념품 매장까지 계속 보이는 진묘수는 둥글둥글 하니 귀엽게 생겨서 궁디팡팡 하고 싶게 만들어요. 무덤을 지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호해줘야 할 듯하게 생긴 외모입니다. 금관 같은 유물들을 조용히 구경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들이 유물을 조사하는 미션을 받은 건지 단체로 와서 와글와글 시끌시끌해서 정신이 없어서 적당히 보고 마지막 코스로 출발했어요.
마지막은 메타세콰이어숲길 이었는데 길이는 500m 정도 되고 바로 옆에 정안천생태공원이 같이 있어서 세트로 구경하면 좋아요. 슬슬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하면서 한 바퀴 돌아서 오면 한 시간 정도 걸려요. 입구 쪽에는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어서 이용하는데 불편은 없습니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고 이렇게 공주여행을 마치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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