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예전에 방문했던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는 경북 문경시의 문경새재를 소개해 드릴게요.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교통과 국방의 요충지였고 문경새재길은 부산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최단거리였습니다. 특히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질까 봐,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질까 봐 이 길을 피해서 문경새재를 통해 갔다고 해요. 문경(聞慶)의 옛 이름은 문희(聞喜)인데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 기쁜 소식을 듣는다'라는 뜻이에요. 이 때문에 영남뿐만 아니라 호남의 선비들도 굳이 먼 길을 돌아 이 길을 넘었다고 합니다.
문경새재는 조령이라고도 하는데 한글인 새재를 한자표기로 바꾸면서 조령(鳥嶺)이라고 표기합니다. 이 말은 새도 날아 넘기 힘든 고개라는 데에서 유래되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남은 이 문경새재의 한자인 조령의 아래쪽(남쪽)이라는 뜻이에요. 명칭에 관한 다른 설로는 문경읍 관음리의 하늘재와 괴산군 연풍면의 이우리재(이화령) '사이에 난 고개'라는 설과 '새로 생긴 고개'라는 설이 있고 또 옛날 이곳에 억새가 많아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문경새재에서 차로 1시간 ~ 1시간 반 거리에는 청주시, 세종시, 대전시, 충주시, 문경시, 안동시, 단양시, 제천시 등이 있고 문경새재 주차장은 1 ~ 4주차장까지 있는데 2024년도부터는 전부 무료개방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방문하시면 돼요. 입장료도 역시 무료입니다.
주차를 하고 문경새재 관리사무소를 지나서 제1관문 근처에 가면 문경새재를 설명하는 푯말이 보여요. 옛날에는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새도 넘기 힘들다는 여길 걸어서 넘었을 텐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전 현대인이라 차로 입구까지 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입구 쪽 제1관문 주흘관 앞 커다란 잔디광장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전시회 등의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작 전에 배를 채우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개천길 옆의 산책로를 따라서 한참을 걷다 보면
듣기 좋은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작은 개천이 보이고
장독을 잔뜩 모아 놓은 곳도 있어요.
제1관문 입구까지 오면 길 양쪽으로 서예글씨를 전시해 놓았고 오른쪽 큰 잔디광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1관문을 지나 개천길을 따라서 다시 한참을 더 걸어야 촬영지가 나와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까지 가는 길도 참 예쁩니다.
걷다가 힘들면 가끔씩 물속의 피라미들을 구경하면서 쉬어가면 좋아요.
그 외에도 가는 길 중간중간에 쉴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있습니다.
초가집들이 늘어선 저잣거리가 보이네요. 저기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인가 봅니다. 잠시 들러서 구경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나요.
가는 길은 단풍이 예쁘게 들었어요.
길 옆 수로에는 떨어진 단풍잎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방문 기념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보아요.
문경새재 길을 제3관문까지 가려면 주차장에서부터 7km 정도 걸어야 해서 단풍 구경만 하실 거라면 적당한 선에서 돌아가도 돼요. 3관문 까지 가려면 길도 멀고 아예 등산을 해야 합니다. 저도 단풍구경을 좀 하다가 적당한 선에서 돌아가려고 합니다.
교귀정은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에 있는데 조선시대에 출장 중인 관리에게 숙식을 제공했던 조령원터가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선비들이 새재를 넘어가면서 술 밥을 해결하던 문경주막터가 나와요. 이 주막터를 지나면 교귀정이 보이는데 1470년 경에 문경현감 신승명이 건립했다고 합니다. 1896년 의병전쟁 때 화재로 타서 없어졌다가 1999년에 복원했어요.
옛 조상님들이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지나갔던 과거길(옛길) 이래요. 호랑이도 있던 시절에 이런 길을 지나다녔다니 대단하신듯합니다.
누군가가 돌탑을 쌓았는데 현대의 과거인 고시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분이 쌓았을까요?
산이 깊어질수록 단풍도 더욱 화려해져요. 문경새재의 단풍은 매 년 달라질 수 있지만 10월 말 근처가 절정인 듯합니다. 산이 높아질수록 단풍이 일찍 끝나고 아래쪽일수록 좀 더 늦게 옵니다.
단풍구경을 하면서 열심히 걷다 보면 주흘산 조곡폭포가 나타납니다.
조곡폭포를 지나서 200m 정도 걸으면 문경새재 제2관문인 조곡관이 나와요.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는 3km 이상을 더 걸어야 해서 이쯤에서 돌아가기로 하고 조곡관 주변의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합니다. 빙빙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누군가가 열심히 쌓은 돌탑, 그리고 불같이 빨간 단풍을 본 후 다음을 기약하며 문경새재의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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