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대자루에 고구마를 재배한 후기입니다.
고구마는 일반 비료를 주면 잎만 무성하게 나고 막상 고구마는 안 열려요. 비료 성분의 비율이 중요한데 고구마가 잘 자라는 영양비율을 맞추려면 칼륨비료를 질소비료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이 비율을 맞춘 고구마 전용비료를 줘야 해요. 아니면 차라리 비료를 주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래서 고구마는 거름을 준 땅에 심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건데 전용비료를 줄 수 있으면 수확이 더 좋긴 해요.
올 해는 마대자루에 고구마를 키우는 농법과 텃밭에서 키우는 농법을 비교해 보려고 둘 다 시도해 봤어요. 먼저 마대자루 재배농법이니까 마대자루를 준비해요. 그리고 잡초를 뽑을 때도 유용한 이천 원짜리 고구마순 이식기를 이용해서 고구마 순을 심어 줍니다.
고구마 순을 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순의 종류나 토양 조건에 따라서 적당한 방법을 택하면 돼요. 전 수평 및 개량심기로 심었어요. 이 방법은 고구마가 일반적으로 얕은 부분에 착생하기 쉬우므로 지표면에서 2~3㎝의 얕은 곳에 순을 수평으로 심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고구마 착생수가 많고 달리는 위치가 한 곳에 모이는 경향이 있어요. 심을 때에는 끝순 부분이 땅속에 묻히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순 끝이 묻히지 않게 6마디 정도 심어주시면 돼요. 텃밭은 이렇게 심지만 마대자루에는 대강 사선으로 심었어요.
심고 나서 한 이주일정도는 물을 잘 줘야 해요. 초기에는 수분부족으로 쪼글쪼글하던 순이 이주정도 지나면 자리를 잡아서 팽팽해져요.
한 달~
두 달~
세 달~ 시간이 흐르면 잎이 무성해져요.
옆에 심은 감자는 한 여름 땡볕에 헤롱헤롱 하는데 고구마는 잘 버팁니다. 기록적인 폭염인데도 일주일에 물을 한 두 번만 줘도 잘 자라주네요. 마대자루가 땅에 비해 수분 증발이 더 많아서 너무 땡볕인 현재 자리에서 옮겨줄까 했는데, 중국산 싼 마대를 썼더니만 올이 분해되어 산산이 부서져서 그대로 놔뒀어요. 내년에는 상토 비닐마대에 배수구멍을 뚫어서 재배를 시도해 봐야겠어요.
고구마 외에도 실험용으로 감자나 당근, 상추 등을 마대재배농법으로 시도해 봤는데 다 잘 되네요.
당근은 물에 불린 씨를 뿌려준 후 어느 정도 자라면 적당히 솎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얘처럼 뿌리가 어깨빵하면서 자기주장하면서 싸워서 못난이 당근이 돼요.
상추는 어느 정도 잘라먹고 나면 다시 씨를 뿌려서 또 키우면 돼요. 너무 잘 자라서 여기저기 나눠 줬는데 요즘처럼 비싼 금상추가 될 줄 알았으면 또 씨를 뿌려볼걸 그랬어요. 하도 많아서 시금치랑 당근으로 바꿨는데 금상추로 변신하면 제가 좀 서운해지죠.
감자는 씨감자를 사서 씨눈이 몇 개 정도 포함되도록 통감자를 불이나 약으로 소독한 칼로 몇 등분을 해요. 절단 후 절단면이 썩지 않도록 며칠정도 말려서 25~30cm 간격으로 심고 심는 깊이는 10~15cm 정도로 조금 깊게 심어요. 하지만 마대 옆구리에 심을 때는 얕게 심어야 해요. 깊게 심으면 싹이 위로 자라서 흙속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씨감자를 심을 때는 절단면을 아래로 향하게 심습니다. 보통 싹을 틔워서 심는 경우가 많은데 싹이 위로 향하게 하는 게 유리해요. 옆구리에 심는 경우는 싹이 바깥쪽으로 나오게 심으면 됩니다. 감자는 세 달 정도 지나면 수확을 할 수 있어서 한 여름에 옴뇸뇸이 가능해요.
수확 후 가을감자를 또 키울 수 있는데 고온다습한 8월에 심는 가을감자는 씨감자를 절단해서 심으면 많이 썩기 때문에 싹의 출현율이 낮고 수확량이 적어져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씨감자를 절단하지 말고 통감자를 그대로 이용하고 싹이 나온 것을 확인한 후에 파종해야 합니다.
감자나 당근을 수확한 사진은 따로 찍지는 않았는데 제법 많은 양이 나왔어요. 고구마 포함 전체적으로 수확량이 쏠쏠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마대재배 농법으로 키워보려고요.
고구마는 얇은 마대 따위는 그냥 뚫고 쑥쑥 자라요. 아파트 베란다 같은 곳에서 키우려면 좀 더 두꺼운 국산 마대를 써야 할 듯합니다. 아니면 비닐포대에 배수구멍을 뚫어서 쓰던가요.
수확을 위해 마대자루를 찢었는데 화분 속에 빽빽하게 자란 뿌리처럼 고구마 뿌리가 가득해서 흙이 고정되어 떨어지지가 않아요. 안쪽에도 고구마들이 가득 있는 게 땅에서 재배한 고구마보다 수확량이 많았어요.
올해 시범재배가 로맨틱! 성공적!이라 내년부터는 대량으로 재배해 보려고요.
마대재배의 장점은 멀칭을 한 것처럼 잡초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열흡수가 땅보다 좋아서 좀 더 빨리 자라는 느낌이에요. 그 외에 배수가 아주 잘 되고 비료가 비에 흘러가는 비율도 적은 듯하고 결정적으로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수직으로 키워서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같은 실내에서도 키우기 좋은 농법인 듯합니다. 추가로 수확도 편한 게 고구마를 찾는다고 땅을 파헤칠 필요가 없어요. 어차피 자루 안에 있어서 잡았다 요놈!입니다.
단점은 배수가 너무 잘 되고 열흡수가 뛰어나서 여름에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은 물을 자주 줘야 해서 손이 바빠요. 또 파종이나 정식 시에 옆구리에 심는 게 조금 난도가 있어요.
올해는 바빠서 텃밭에 신경을 못 썼더니 땅콩 수확량이 적네요. 심어놓고 비료도 안 주고 북주기도 안 하고 해서인지 아쉬운양이 달렸어요.
고구마를 수확하다가 멍뭉이에게 줬더니 오도독 오도독 잘 먹어요. 산 고구마는 생거나 찐 거 다 안 먹더니 후숙도 안 돼서 밍밍한 고구마인데도 잘 먹어요.
무농약 유기농이 몸에 좋은 건 귀신같이 아네요.
당근은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뽑아 먹다가 조금 남아 있는걸 마저 수확합니다.
고구마 순은 소금물에 십여분 담갔다가 껍질을 까서 나물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농사로 잔뜩 재배하면 힘들 텐데 텃밭 느낌으로 여러 종류를 조금씩 재배하고 가끔씩 봐주면 재밌는 취미생활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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